윤경자(61세, 여)씨는 며칠 전 빙판길에서 낙상사고로 척추를 다쳤다. 기존 허리염좌를 앓고 있던 윤씨는 걸음걸이도 좋지 않은데다 워낙 바닥이 미끄러워 엉거주춤한 자세로 걷다 보니 빙판길에서 사고를 당한 것이다.
최근 계속되는 한파경보에 요즘 겨울날씨는 디스크, 요통 환자 등 허리가 아프거나 약한 사람들에겐 고통스러운 계절이다. 날이 추워 몸을 움츠리고 근육 및 인대가 수축되거나 경직되는 탓에 통증이 더 심해지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눈까지 많이 내리고 한파까지 겹쳐 빙판길이 많아지면서, 낙상 사고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고 있다.
또 날씨가 추워지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외출 시 몸은 자연스레 움츠러들고, 손은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경우가 많아 부자연스러운 자세가 연출된다. 특히 노인분들의 경우 몸이 많이 굳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낙상 사고에 더 노출 되기 쉽다.
최봉춘 세연통증클리닉 원장은 “보통 낙상사고를 당하면 넘어지면서 빙판을 손으로 짚기 때문에 손목골절이 가장 많고, 엉덩방아를 찧게 되면서 고관절 및 척추까지 손상을 입게 된다”며 “노인분들의 경우 외출시 지팡이를 준비하거나 미끄럼 방지 신발을 준비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낙상사고로 생긴 허리통증, X레이 촬영은 필수
낙상으로 인해 허리디스크가 발생하더라도 통증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단순 근육통이나 염좌로 오해하고 지나칠 수도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특히 기존 허리염좌 등 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에는 낙상 시 허리디스크로 발전 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조심해야 한다. 통증이 심하다면 척추골절상 일수도 있기 때문에 X레이 촬영을 통해 확인 할 필요가 있다.
보통 돌출된 디스크가 척추를 지나는 신경을 눌러 자극하게 되는 증상을 허리디스크라고 한다. 허리디스크의 발생원인은 갑자기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장시간 운전, 과격한 운동 심지어는 환절기 기침 등에 의해서도 디스크가 파열될 수 있지만 기존 요즘같이 빙판길이 많은 겨울철에는 낙상 시 충격으로 디스크의 퇴행성을 앞당겨, 디스크와 약해져 발생하기도 한다.
추간판 탈출증이라고도 불리는 허리디스크는 척추와 엉치를 따라 다리로 내려가는 좌골신경을 자극하게 되기 때문에 허리부터 엉덩이, 다리까지 통증이나 저린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허리디스크 초기에는 허리주위에서 통증이 느껴지지만 치료받지 않고 장기간 방치할 경우 증세가 악화되어 다리나 허리를 조금만 움직여도 심한 통증이 유발된다.
허리디스크로 인해 지속적으로 신경이 눌리다 보면 걸을 때 통증이 극심해져 걷는 것이 힘들어진다. 더욱이 다리가 저리거나 감각이 무뎌지고 발목에 힘이 없어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몸은 가볍게, 장갑은 필수
겨울철 빙판길에서 넘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몇 가지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몸은 항상 가볍게 하는 것이 좋다. 춥다고 두꺼운 옷을 고집하면 관절운동이 방해를 받고 유연성이 떨어져 생각지 않게 넘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두꺼운 옷 보다는 얇은 옷을 여러겹 입는 것이 도움이 된다.
손이 시립다면 손을 호주머니에 넣지 말고 장갑을 낀다. 넘어지더라도 최소한 엉덩이 뼈나 허리, 척추, 얼굴 등의 큰 부상을 막을 수 있다.
또 하이힐은 여성 패션을 위한 중요한 아이템이지만 길이 미끄러운 날에는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 신발은 뒷굽이 낮고 폭이 넓으며 미끄러지지 않는 편안한 신발이 좋다. 만약 야외에서 조깅이나 걷기 등의 운동을 한다면 여름 운동화와는 다른, 끄는 힘이 더 좋은 겨울용 운동화를 마련해야 충돌이나 발목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가을까지 신던 운동화도 밑이 낡았다면 빙판에 미끄러질 수 있다.
밝은 곳에서는 반짝이며 잘 보이던 빙판도 어두우면 잘 보이지 않아
아울러 무거운 물건을 메거나 든 채로 걷는 것 또한 균형감각을 잃고 넘어지기 쉬워 주의해야 한다.
이예림 매경헬스 [yerim@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