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김씨(31)는 지난달 31일 연말을 맞아 식구들과 함께 나들이를 떠났다. 김씨는 교통정보(TPEG)을 지원하는 최신 내비게이션이 안내하는 대로 강북강변로를 탔는데, 도로에는 차들이 꽉 막혀 꼼짝달싹 할 수 없었다. 반면 내비게이션에 표시된 것과는 달리 건너편 올림픽대로에는 차들이 꽤 빠른 속도로 진행하고 있어 김씨를 더욱 화나게 했다.
김씨는 내비게이션 제조사에 전화해 항의를 했지만, 제조사 상담원은 "교통정보는 제조사에서 공급하는게 아니니 어쩔 수 없다"고 답했다. 김씨는 내비게이션을 맹신한 본인을 탓하며 막히는 길에서 가다서다를 반복하며 두어시간을 보내야 했다.
최근 연말 연시를 맞아 내비게이션의 티팩(TPEG·막히는 길을 알려주는 도로교통정보 서비스)을 이용하는 운전자들이 크게 늘었다. 하지만 이를 이용한 운전자들은 서비스가 제대로 맞지 않는다며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이같이 티팩이 매번 틀린 정보를 내놓는데는 이유가 있었다.
내비게이션 맵 전문업체 맵퍼스의 박종국 차장은 "TPEG교통정보는 약 15분 전의 교통정보라고 할 수 있다"면서 "도로정보가 수집된 후 가공을 통해 방송국으로 보내지며, 방송국에서 DMB에 맞게 재가공하고, 운전자는 자신이 가는 길에 맞는 데이터가 DMB를 통해 수집 돼야 화면에 표시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시말해 15분전에 막히지 않는 길이었기 때문에 운전자들이 더 몰리면서 오히려 막히는 길이 된다는 설명이다.
스마트폰 앱 중에서 맵퍼스가 내놓은 아틀란 내비게이션은 클라우드 기반이어서 서버에 있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아오기 때문에 이같은 지연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다음지도나 구글지도, 아이폰의 애플지도 같은 지도 서비스들도 모두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여서 지연이 없다.
클라우드는 아니어서 맵을 다운로드 받아 서비스하는 SKT의 T맵이나 KT의 올레내비 등의 내비게이션도 교통정보를 업데이트할 때 DMB가 아닌 속도가 비교적 빠른 3G 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지연이 적은 편이다.
김한용 기자 / whynot@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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