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강씨는(34, 남) 올해 직장 건강검진에서 지방간 소견을 받았다. 강씨는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에 '지방간'이라는 진단이 당황스럽기만 하다. 직장동료 중에서도 심심찮게 지방간이 있어서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방간이 고혈압, 당뇨 및 심장병 등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된다는 말을 듣고 덜컥 겁부터 났다. 그날 이후 강씨는 의사의 권고에 따라 식습관부터 교정에 나섰다.
이처럼 지방간은 일반적으로 술을 많이 먹거나 비만이 심한 사람만 생기는 병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술을 먹지 않는 사람도, 비만이 아닌 사람도 지방간이 나타날 수 있다. 이를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 NAFLD)이라고 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은 단순 지방간(simple steatosis)에서부터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onalcoholic steatohepatitis, NASH)을 거쳐 간경변(혹은 간 경화)에 이르기까지 모든 질환군을 포함한다.
특정한 원인이 없는 간 기능 이상의 약 90%가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으로 추정되고 있다. 각 나라와 인종에 따른 차이가 있지만 전체 인구의 약 10-20%가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추론됨에 따라 얼마나 흔한 질환인지 짐작할 수 있다.
지방간 질환은 대게 증상이 없으나 우상복부의 불편감이나 오심 등 비특이적인 증상이 나타난다. 간경변으로 진행한 경우 황달, 복수, 정맥류 출혈, 간성뇌증 등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의정부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김창욱 교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 중 약 5%의 단순 지방간은 지방 간염으로 진행한다”며 “특히 지방 간염의 약 20%는 간경변까지 전이되어 합병증 및 간암을 유발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 조직검사 없이 지방간염을 진단하는 생물학적 표지자(biomarker) 연구
일반적으로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의 진단은 간 기능 이상의 다른 원인을 배제하고 적절한 영상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특히 지방간염은 확진을 위해 조직검사가 필요한데 최근에는 조직검사 없이 지방간염을 진단하려는 여러 생물학적 표지자(biomarker)로 연구되고 있다.
◆ 주요 영상검사는 초음파 검사와 전산화 단층촬영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을 진단하는 주요한 영상검사는 초음파 검사와 전산화 단층촬영(CT scan)이 있다. 초음파 검사는 30% 이상의 지방간 변화를 민감도 91%, 특이도 93%, 양성예측치 89%, 음성예측치 94%로 진단한다. 이는 염증 정도나 섬유화 정도를 감별 할 수는 없다. 전산화 단층촬영(CT scan)은 간 자체의 CT number (Hounsfield units)를 이용하거나 간-신장 차이 또는 간-비장 차이를 사용하여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을 진단 한다.
◆ 체중감량 금주로 지방간 치료...제한된 경우 약물요법과 수술치료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치료는 공식적인 알고리즘이 없다. 이는 체중감량과 금주가 지방간을 치료 할 수 있는 근간이며 제한된 경우 비만치료 수술을 받아야 한다. 약물 치료는 다양한 약제가 시도됨에 따라 인슐린 민감도 향상제, Ursodeoxycholic Acid (UDCA), statin계 고지혈증 치료제, 항산화제, 안지오텐신 수용체 길항제 등이 사용된다. 이와 함께 탄수화물의비율을 감소시킨 칼로리 제한 식이요법이 비만 환자의 간 기능을 호전시킨다. 비만치료수술(Bariatric surgery)은 대게 신체비만지수가 40 kg/m2이상이거나 35~40 kg/m2이면서 고혈압, 인슐린 저항성, 고지혈증 등 비만과 연관된 위험인자들이 있는 경우에 권유한다. 특히 식이요법이나 운동 또는 약물
◆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관리가 간경변의 진행을 막아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은 현대사회에서 대사 증후군과 비만에 비례하여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간경변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은 지방간염은 조기에 진단하고 적극적인 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강현지 매경헬스 [qkfzlfl@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