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린 속을 달래주고, 들끓는 열을 내려주고, 쑤신 통증을 가라앉혀주고. 약은 아픈 몸을 어루만져준다. 하지만 약도 제대로 먹어야 약이 된다. 약은 일반적으로 미지근한 물과 함께 복용하는 것이 권장되지만, 간혹 물이 아닌 음료, 특히 과일주스와 함께 복용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경우 약과 과일주스의 구성성분이 인체 내에서 상호작용을 일으켜 체내로 적절히 흡수·배설되지 않아 약을 통한 적절한 치료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거나 오히려 약에 의한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다. 따라서 약과 과일주스가 인체 내에서 어떠한 상호작용을 일으키고, 이에 따른 주의사항은 무엇인지 알아보자.<편집자주>
⑤오렌지주스_오렌지주스와 함께 먹으면 안되는 약물들
오렌지는 일반적으로 주스로 마시는 단 맛의 오렌지(C. sinensis)와 잼으로 만들어먹는 쓴맛의 광귤(bitter orange)인 셰빌라 오렌지(Seville orange; C. aurantium)로 나눌 수 있다.
오렌지는 함유량은 적으나 자몽과 비슷한 성분(naringin, naringenin, bergamottin 및 6,7-dihydroxybergamottin 등)을 함유하고 있어 유사한 기전으로 약물과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혈압강하제
펠로디핀은 셰빌라 오렌지 주스의 성분인 6,7-dihydroxybergamottin, bergamottin에 의해 CYP3A4의 활성억제로 약물대사가 저하되고 약물의 생체이용률이 증가된다.
◆최면진정제
미다졸람은 셰빌라 오렌지 주스의 성분인 6,7-dihydroxybergamottin에 의해 CYP3A4의 활성억제로 약물의 대사가 저하되고, 이로 인해 중추신경계 진정작용의 위험성이 증가될 수 있다.
◆항히스타민제
펙소페나딘은 P-gp나 OATPs를 통해 배출 흡수되는 약물로 오렌지주스의 섭취로 인해 약물의 생체이용률이 감소된다는 보고가 있다. 히스타민으로 유도한 피부두드러기 및 발적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 이 약을 물과 함께 복용했을 때보다 오렌지주스와 함께 복용했을 때 두드러기와 발적의 크기가 유의하게 커졌다. 또한 자몽주스나 오렌지주스 시험자료들과 생동시험 자료로부터 종합된 집단 약동학 분석결과, 약물의 생체이용률은 36%까지 감소했다.
◆골대사제제
알렌드론산은 오렌지주스에 의해 생체이용률이 60%까지 감소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알렌드론산을 오렌지주스와 병용투여 하는 것을 피하고, 약물의 효능을 최대화하기 위해 최소한 식사 2시간 전에 투여하는 것이 좋다.
◆기타 순환계용약
세리프롤올은 오렌지주스와 함께 복용 시 오렌지주스로 인해 OATPs가 저해돼 약물이 흡수속도가 지
◆나병치료제
클로파지민은 공복 상태에서 소량의 오렌지주스와 함께 복용한 경우 약물의 상대적 생체이용률과 혈장농도를 감소시킨다는 보고가 있다. 따라서 클로파지민을 오렌지주스와 함께 투여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문애경 매경헬스 [moon902@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