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신만고 끝에 서울에 소재한 대학에 입학한 김모씨(27세, 남)는 취업을 앞둔 20대 후반의 청년이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불안증을 호소하고 있다.
남들은 다 취업에 성공했다고 카톡이 올 때 마다 조바심은 극에 달하고, 취업 턱을 낸다는 친구들의 술자리 초대에는 시큰둥 하기만하다. 밤마다 잠을 설치기 일쑤에 식욕은 점점 떨어져 거울 속에 비친 스스로의 모습은 더 초라해져가기만 했다.
졸업 후 취업에 성공했지만, 결혼적령기를 앞두고 있는 이모씨(32세, 남)도 졸업 후 취업만 하면 희망찬 미래를 그려볼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세상살이가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음을 실감하고 있다.
취업에 성공한 후 여자 친구도 사귀고 결혼을 계획하고 있지만, 그동안 모아놓은 돈은 5000만원에 불과하다. 부모덕이라도 볼 수 있는 환경이라면 좀 더 나은 라이프스타일을 연출 할 수 있겠지만, 스스로가 책임져야할 환경인 경우에는 또 다시 절망적인 나날의 연속 일 수 밖에 없다.
중·고등학교 자녀를 둔 박모씨(48세, 남)는 흔히 중년의 ‘덧’이라 할 수 있는 시기에 놓여 있다. 사회적 역할 속에서 경쟁, 직장에서 경쟁, 부부간 갈등, 자녀와 갈등, 갱년기와 건강상의 문제 등 다양한 갈등구조를 경험하고 있다. ‘기러기 아빠’의 등장으로 외로움을 느끼는 환경까지 더해져 불안감과 우울감은 더 커지고 있다.
두 자녀를 시집 장가보내고 여유로운 은퇴 2막을 준비하고 있는 노모씨(70세, 남)는 아내가 치매에 걸려 정신없이 뒤치다꺼리 하다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자녀들에게 부담 주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삶의 질은 이미 바닥으로 추락한지 오래이다.
유형은 세대별로 다르지만, 부정적인 일상과 불안함을 느끼는 일이 다반사, 만성화되면 불안증을 호소하게 된다. 불안증으로 인해 대부분 수면장애를 경험하거나 알코올 중독에 빠지는 경우도 있으며, 매사 의욕이 떨어져 무기력증과 우울증을 호소하게 되기도 한다.
불안장애에는 각기 다른 성격의 여러 정신질환(공황 장애, 강박 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특정 공포증 등)이 속해 있어, 복합적인 성향을 보여 원인을 한마디로 규정하기 어렵다.
불안은 정상적인 심리 반응이기 때문에 완전히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치료에 의해 불안 정도가 감소하고 정상적으로 회복할 수 있으나, 많은 경우 재발이 잘 되며 경과가 만성화되기도 한다.
불안장애는 흔하게 우울증을 동반하며, 불안을 줄이기 위해 술을 자주 마시게 되면 알코올 의존과 같은 중독 질환이 발생하기도 한다.
김윤기 서울시북부병원 과장(정신과)은 “여러 세대가 공히 겪고 있는 불안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최근에 가장 유행하는 단어인 ‘힐링’을 접목시켜볼 필요가 있다”며 “적당한 휴식과 여행, 운동, 취
이어 그는 “불안증이 오래 동안 지속될 경우 우울증을 동반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만큼 가족이나 주위사람들의 배려가 요구되며, 감정기복이 심하거나 위축경향이 심할 경우에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한석영 매경헬스 [hansy@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