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게 다 궁금한 궁금녀와의 Q&A. 오늘은 대통령의 자동차에 대해서 얘기해봅니다.
궁금녀> 어제는 밤늦게까지 대통령 선거 개표방송을 봤는데요. 당선 확정이 되고 나니까 박근혜 당선인이 올림픽대로를 빠른 속도로 달리는데 취재진이 탄 오토바이들이 따라가면서 취재를 하더라구요. 그런데, 오토바이가 자동차 전용도로를 달려도 되는건가요?
답변남> 안그래도 그 장면을 보고 이상하다 생각하신 분들 많으셨을텐데요. 하지만 이 장면에는 법적인 문제가 없습니다. 도로교통법에서 도로의 정의는 '<일반 교통>에 사용되는 모든 곳'입니다. 그런데 이곳은 경찰이 도로를 미리 통제했거든요. 이번처럼 경찰이 통제한 도로는 <일반 교통>을 할 수 없으므로 도로교통법에 적용을 받지 않게 됩니다.
궁금녀> 그래도 꽤 위태로워 보이더라구요. 자동차도 승합차고, 안그래도 얼마전에 보좌관 사망 사고도 났던 바로 그 차잖아요.
답변남> 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기아 카니발 승합차를 타고 이동하시더라구요. 지난번 이명박 대통령도 후보 시절에 같은 차를 탔는데요. 이 차를 타면 대통령이 된다거나 뭐 그런 징크스 같은게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초기 인수위 시절까지도 굳이 청와대에서 나온 방탄 벤츠를 거부하고 카니발 리무진을 타서 관심을 모으기도 했지요.
궁금녀> 그러면 지금 이명박 대통령이 타는 차를 박근혜 당선인이 타게 되겠는데... 뭘 타게 되나요?
답변남> 예로부터 우리나라 대통령들은 대부분 수입 방탄차를 탔습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벤츠 S600 가드라는 차를 탔구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초기에 잠시 GM의 캐딜락 방탄차를 탔다가, 남북회담때는 역시 벤츠 S600 가드를 타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후기에는 BMW의 760Li 하이시큐리티라는 방탄차 5대를 수입하기도 했습니다.
궁금녀> 대통령 한명이 타는 차를 왜 5대나 수입했나요?
답변남> 네, 테러범의 공격에 대비해서 대통령이 이동할 때는 똑같은 차가 여러대 이동하게 됩니다. 이 중 어떤 차에 탔는지를 비밀로 해야 안전에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통령 한명이어도 차는 여러대가 필요합니다. 대당 가격이 적어도 10억 가량 되기 때문에 이 비용만 해도 어마어마 합니다.
답변남> 네, 당시만해도 방탄차가 벤츠나 BMW 같은 수입차 밖에 없어서 어쩔 수 없이 탔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에 현대차에서 방탄차를 만들어달라고 요구해서 에쿠스 리무진 방탄차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니까 국산 방탄차를 처음 탄건 이명박 대통령인 셈이죠. 박근혜 당선자께서도 이제 차를 고르셔야 할텐데 국산차 에쿠스를 탈지 예전처럼 수입방탄차를 타실지는 잘 모르겠네요.
궁금녀> 방탄차라고는 해도 겉보기엔 비슷해 보이던데 어떤점이 다른지 궁금하네요.
답변남> 네, 겉 모양은 구별하기 어렵게 만드는게 방탄차 특징입니다. 그래야 VIP가 탄 차를 구별하기 어렵기 때문에 안전을 위해서도 그렇구요. 내용은 주문에 따라 특수제작 되는 만큼 사양이 조금씩 다릅니다.
우선 방탄차는 서양에선 아머드카, 그러니까 장갑을 두른 차로 불립니다. 모두 총알을 막는건 아니구요. 등급에 따라 가벼운 충격을 막는 정도의 B1에서 기관총알도 막는 B7이라는 식으로 등급이 나뉘어있습니다.
대통령이 사용하는 최고 등급 차를 보면요. 어디서 올지 모르는 총알을 막기 위해서 강화된 유리와 합금이나 카본 화이버를 이용한 차체가 갖춰져 있구요. 수류탄이나 바닥에서 터진 폭발물 파편이 올라오지 못하도록 하체도 보강돼 있습니다. 화염방사기 공격에도 견딜 수 있도록 방화설비도 기본입니다.
궁금녀> 기본이 그 정도면.. 그 밖에도 다른 기능이 있나요?
답변남> 사양에 따라서는 화생방이나 독가스가 침투하지 못하도록 독립적인 산소공급장치를 갖추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기관총을 한번 맞으면 버틸수 있지만 같은 곳을 계속 맞으면 결국 뚫리게 되니까요. 위험지역을 빨리 벗어날 수 있는 능력도 중시됩니다.
에쿠스 리무진 방탄차의 경우는 5.0리터 V8엔진을 갖춰서 430마력을 내는 고성능 차구요. 타이어가 찢겨도 정상적으로 달릴 수 있는 기능도 있습니다.
궁금녀> 대단한 차들이네요. 그러면 어지간한 사장님들이나 회장님들은 방탄차를 타는게 좋을까요?
답변남> 안전하게 만드는 만큼 단점도 있습니다. 일단 무게가 무거워서 3톤에 달합니다. 그러니까 승차감이 좋지 않고 가속력 등 운동능력도 상대적으로 뒤집니다. 그래서 아무나 운전하는 것은 아니고, 일반적으론 경호 차량을 운전하는 훈련받은 경호요원이 운전하는 것으로 돼 있습니다.
궁금녀> 그러면 우리나라에서는 대통령 외에는 방탄차를 타지 않나요?
유엔사무총장도 짧게는 5년에서 길면 10년 안에 차를 바꾸는데요. 원래 벤츠나 BMW가 꾸준히 차를 대왔는데, 금융위기 후에 기증이 끊겼다고 합니다. 마침 현대차에서 이를 알고 차를 기증하기로 했는데, UN에는 민간 기업이 직접 기증을 할 수 없어서 한국 정부에 기증하고, 한국 정부가 UN에 기증하는 방식으로 했다고 합니다.
반기문 총장이 앞으로 5년간 이 차를 타고 세계를 다닐텐데, 이제 우리도 세계 최고 수준의 방탄차가 있다는 것을 알리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김한용 기자 / whynot@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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