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을 때 살짝 드러나는 덧니는 귀여운 인상을 주기도 한다. 심지어 일본에서는 일부러 덧니를 만드는 시술까지 유행할 정도다. 하지만 덧니는 귀여움의 상징이 아닌, 치아 건강을 해치는 주범이다. 덧니가 있으면 이 사이에 음식물이 끼기 쉽고 양치질도 잘 되지 않아 충치가 발생하기 쉬우며 결과적으로 잇몸병까지 유발한다. 덧니는 어릴 적 젖니(유치) 관리가 제대로 안 되면 생길 수 있다. 젖니는 어차피 빠질 치아라고 생각해 관리에 소홀하기 쉽지만, 대부분의 덧니는 젖니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발생하므로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덧니와 주변치아 사이 치석 쌓여 잇몸건강 위협
덧니는 단순히 미관상의 문제를 넘어 충치와 잇몸질환을 부르는 골칫덩어리다. 우선 덧니는 물론 주변 치아에 충치가 생기기 쉽다. 덧니로 인해 치열이 고르지 못하면 덧니와 주변 치아 사이로 음식물이 많이 끼게 된다. 양치질을 열심히 하더라도 음식물 찌꺼기를 완벽히 제거하기가 어렵다.
양치질이 제대로 되지 않아 치아 사이에 치석이 자꾸 끼면 잇몸병이 생기기 쉽다. 잇몸병(치주질환)은 증상이 비교적 가벼운 치은염과 잇몸 뼈(치조골)를 녹이는 치주염으로 나뉜다. 치은염을 방치하면 치주염으로 발전하는데, 이는 치은염과는 달리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덧니 안쪽에 생긴 치석은 발견하기도 어렵고 제거도 쉽지 않아 치주염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 이 외에 덧니가 한쪽으로 쏠려있는 경우엔 전체 치아의 중심이 틀어져 좌우 턱관절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젖니 관리만 잘해도 덧니 충분히 예방
덧니가 나는 것을 막으려면 어릴 적 젖니 관리가 중요하다. 턱뼈 자체가 작아 치아가 제대로 나올 공간이 부족한 경우가 아니라면 젖니만 잘 관리해도 덧니 발생을 줄일 수 있다. 보통 젖니는 빠질 치아라고 생각해 관리를 소홀히 하기 쉽다. 하지만 젖니의 충치를 제대로 치료하지 않거나 젖니가 흔들린다고 해서 쉽게 젖니를 뽑아버리면 덧니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변 욱 목동중앙치과병원장은 “충치가 생긴 젖니를 방치하면 영구치가 나오는 것을 방해하게 되고 젖니를 너무 일찍 뽑으면 양옆의 젖니가 빈 공간으로 기울면서 영구치가 나올 공간을 막으며 덧니가 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까닭에 평소 아이의 치아를 잘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치아가 흔들리지는 않는지, 제자리에 나고 있는지, 위턱과 아래턱의 교합은 정상적인지, 치열은 고른지 등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영구치가 나기 전에는 치아 사이에 약간의 틈이 있는 것이 정상이다. 젖니에 비해 영구치의 크기가 다소 크기 때문에 오히려 이때 치아의 배열이 가지런한 편이라면 영구치로 바뀌는 과정에서 치열이 비뚤어지기 쉽다.
◆젖니 빠진후 6개월내 영구치 안 나오면 검사를
젖니 교환 시기도 기억해 두면 좋다. 젖니에서 영구치로 교환되는 시기는 대략 만 6~7세 부터다. 아래 앞니에서 시작해 위 앞니로 이어져 만 8, 9세는 전체 앞니가 교환되고, 이후 아래 송곳니 젖니가 탈락돼 영구 송곳니가 나오며 마지막으로 만 10∼12세에 위 송곳니가 나온다. 만일 젖니가 빠진 후 6개월 이내에 영구치가 나오지 않거나 좌우 치아 배열이 대칭을 이루지 않는다
변 병원장은 “젖니가 일찍 빠졌다면 간격 유지 장치를 사용해 영구치가 그 자리로 나올 때까지 그 공간이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며 “이미 덧니가 난 경우에는 방치할수록 충치나 잇몸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욱 높기 때문에 교정치료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문애경 매경헬스 [moon902@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