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럿의 꿈을 이루기 위해 공군사관학교에 지원한 고3 김모군은 최근 재수를 결심했다. 치아교정과 임플란트 시술이 아직 마무리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군은 위턱 작은 어금니 1개가 선천적으로 부족하다. 공사 신체자격조건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임플란트로 부족한 치아를 채워야 했고, 그 전에 치아교정으로 임플란트를 심을 공간을 마련해야 했다.
김군은 “그동안 생활하는데 지장이 없어 결손치가 있는 줄도 몰랐다”며 “작년에 진로를 정하는 과정에서야 결손치를 알게 됐고 바로 치료를 시작했지만, 마무리까지는 2년이 걸려 재수를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영구치는 사랑니 4개를 포함해 모두 32개다. 그런데 선천적으로 치아가 1개 이상 부족한 결손치가 생각보다 많다. 결손치라고 해도 큰 불편이 없으면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김군처럼 뒤늦게 알게 되면 미래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그보다 더 일반적인 문제는 결손치가 있으면 인접치아가 옆으로 기울면서 전체 치아 배열과 교합이 틀어진다는 점이다. 결손치는 유치가 빠지고 영구치가 나는 7~8세 무렵 간단한 검사만으로 확인할 수 있으므로 부모가 자녀 치아 개수에 관심을 갖고 미리 미리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유치는 보통 생후 6∼7개월부터 아래 앞니가 나오기 시작해 24개월까지 위아래 10개씩 모두 20개가 난다. 유치는 만 6~7세가 되면 먼저 난 순서대로 빠져 영구치로 대체된다. 영구치는 사랑니를 제외하면 위아래 14개씩 모두 28개다. 그런데 선천적으로 영구치가 정상보다 부족할 수 있다.
사랑니나 위아래 작은 어금니, 아래 작은 앞니가 선천적으로 결손 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한국인의 6%, 미국인의 5% 가량에서 1개 이상의 영구치가 선천적으로 결손 된다고 보고되고 있다.
선천적으로 영구치가 나지 않으면 유치를 밀어내지 않아 유치가 제 때 빠지지 않는다. 영구치가 없더라도 유치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크게 불편하지 않고 눈에 잘 띄지 않아 모르고 지내게 된다. 하지만 영구치를 대신하고 있는 유치는 뿌리가 약하고 크기도 작아 관리를 소홀히 하면 쉽게 썩거나 상한다.
유치를 잘 관리하면 30세까지도 사용할 수 있지만 충치가 심하면 10대 때 발치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치아가 빠진 후에는 곧바로 임플란트 등의 보철치료로 빈 공간을 채워야 하는데, 임플란트는 턱뼈 성장이 완료된 20세 이후에 시술할 수 있다. 인접 치아가 빈 공간으로 기울어지면 치아 전체 배열이 흐트러지고 윗
변욱 목동중앙치과병원장은 “결손치를 오래 방치하면 음식을 꼭꼭 씹기 힘들고 발음이 부정확해지며 전체적인 얼굴형도 변한다”며 “이 경우 치아교정으로 치아배열과 교합 문제를 해결한 다음 임플란트나 크라운 같은 보철치료를 함으로써 결손치를 수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예림 매경헬스 [yerim@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