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산 수입차 오너 김씨는AS센터에 들어갈 때마다 답답하다. 국산차에 비해 적게는 2~3배에서 많게는 10배가 넘는 돈을 주고 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몇년간 유지비도 만만치 않았다. 엔진오일 교체(필터포함)에만 25만원씩 들었다. 너무 비싸다고는 생각했지만, 함부로 사설 AS 센터를 갈 수 없었다. 중국산 가짜 부품이 많아서다.
이는 수입차 업체들이 외부에 부품을 판매하고 있지 않아 벌어지는 일이다. 수입차 업체들은 딜러들이 운영하는 서비스센터를 보호하려다 보니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문제가 조만간 해결되고, 수리비 마저 저렴해질 가능성이 열렸다. 수입차 부품 제조사에서 부품을 직접 들여오겠다는 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다.
아주오토네트웍스는 27일 독일산 수입차 부품을 수입해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고 MOU를 체결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독일 제조 업체는 프로이덴베르그(Freudenberg), 헹스트(Hengst), 마일레(Meyle) 등이다. 이들 업체들 이름은 아직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세계 시장에서 개스킷, 필터, 서스펜션 공급에 있어 최고의 점유율을 자랑하는 업체다. 우선, 프로이덴베르그는 각종 개스킷이나 공기필터를 제조·판매하는 업체로, 아우디,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BMW, 시트로엥, 르노, 피아트, 닛산, 볼보, 포드 등 세계 15개 이상 유명 브랜드의 오리지널 정품을 도맡아 공급하고 있다. 헹스트는 오일필터 등의 필터류를 공급하는 업체로 포르쉐,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BMW, 아우디 등 독일 메이커들은 물론 현대기아차에도 납품하고 있다. 마일레는 자동차의 서스펜션과 조향장치, 브레이크 관련 부품을 제공하는 업체로, 관련 부품을 당초 제조사에서 설계한 것보다 한차원 업그레이드 한 부품을 내놓고 있다. 이들이 내놓는 제품은 메이커가 제공하는 부품과 완전히 똑같거나 오히려 우수하다. 다시말해 BMW나 벤츠의 로고가 붙은 '순정품(Genuine Parts)'이 바로 이 회사의 제품을 납품받아 스티커만 붙여 판매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이날 참석한 마일레(Meyle)의 관계자는 "BMW나 벤츠의 마크가 붙은 부품에 비해서는 저렴하지만 품질은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가 공급한 부품은 AS 마켓에서는 유래 없이 4년 보증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 진출한 수입차 업체들이 부품을 일반에 판매하고, 가격 또한 낮추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이날 행사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김한용 기자 / whynot@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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