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찾아온 추위 탓에 감기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감기는 보통 열흘 정도면 회복이 된다. 하지만 감기가 나은 뒤에 엉뚱하게도 귀에서 탈이 나는 경우가 있다. 감기를 앓고 난 후 갑자기 어지러워 중심을 잡기가 어렵거나, 귀가 먹먹하고 통화를 할 때 한쪽 귀만 잘 안 들리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청력 이상을 의심해봐야 한다.
감기를 앓고 난 다음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면 감기에 걸렸을 때 침투한 바이러스가 귀 속으로 들어가 전정신경염이나 돌발성난청 등이 발생한 것이다. 감기는 충분한 휴식과 적절한 약물 치료를 통해 쉽게 나을 수 있지만 감기 후에 찾아온 귀 질환은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돌발성난청은 치료시기를 놓치면 청력이 100% 회복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빠른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 갑자기 한쪽 귀 안 들리면 돌발성 난청 의심
감기를 앓고 난 후 갑자기 귀가 먹먹하거나 통화를 할 때 한쪽 귀가 잘 안 들린다면 돌발성 난청을 의심할 수 있다. 양쪽 귀에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소음성 난청과는 달리 주로 한쪽 귀에만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발병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겨울이면 환자가 늘고, 감기 후 돌발성 난청을 진단받는 경우가 많아 감기 바이러스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감기와 관련 없는 돌발성 난청도 있으며, 과로나 스트레스가 발병률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도 임상적으로 밝혀지고 있다.
하나이비인후과병원 귀질환센터 김희남 박사는 “일반적으로 돌발성 난청 환자의 3분의 1 정도가 청력을 온전히 되찾고 늦게 병원을 찾으면 청력을 부분적으로 되찾으며 심한 경우엔 청력을 잃을 수도 있다”며 “처음에 생긴 난청이 심하거나 어지럼증이 동반되고 치료시기가 늦을수록 회복률이 낮다”고 우려했다.
돌발성 난청은 치료시기에 따라 치료 성적이 크게 달라져 이비인후과의 ‘응급질환’으로 꼽힌다. 신속하게 치료받지 못할 경우 정상적인 청력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 발병 후 1주일 이내에 치료를 시작하면 대개 호전율이 70%를 넘는다. 따라서 증상이 나타나는 즉시 이비인후과를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대개 약물로 치료한다. 스테로이드제를 비롯해 혈액순환개선제나 혈관확장제, 항바이러스제 등을 원인과 증상의 정도에 따라 적절히 처방한다. 이와 함께 충분한 휴식과 영양 공급도 중요하다.
◆어지럽고 구토나 오한 증상 함께 나타나면 전정신경염 일수도
갑자기 주변이 빙빙 돌면서 어지러워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라면 전정신경염을 의심할 수 있다. 특히 감기에 걸린 이후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면 저항력이 떨어졌을 때 침투한 바이러스가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크다. 바이러스가 평형기능을 담당하는 내이에 침투해 전정기관에 염증이 생기면 균형을 잡는데 문제가 생겨 중심을 잡기 힘들고 어지러움이 느껴지는 것이다.
이때 생긴 극심한 어지럼증은 수 일간 지속되기도 하며, 심할 경우 구토나 오한, 식은땀 등의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 염증이 생기지 않은 귀 쪽으로 방향을 틀어 바닥에 누우면 어지럼증이 줄어들기도 한다. 전정기관과 인접한 청신경에도 영향을 미쳐 이명(귀 울림)이나 귀가 먹먹한 느낌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발병 초기에는 전정기능 억제제를 써서 증상을 완화시킨다. 초기에 약물 치료를 하면 심한 증상은 2~3일 안에 조절돼 일상생활을 시
문애경 매경헬스 [moon902@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