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이 바싹바싹' 구강건조증, 새콤한 귤이 약

다양한 구강질환을 일으키는 구강건조증은 일상생활에서 조금만 신경 써도 쉽게 예방할 수 있다.
건조한 날씨에 빈번하게 발생하는 구강건조증은 단순히 입 안이 불편한 정도가 아니라 충치와 치주질환, 입 냄새 등 여러 구강질환을 연쇄적으로 일으키므로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
특히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을 갖고 있거나 자연적으로 침 분비가 감소하는 중장년층 이상은 구강건조증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다행히 구강건조증은 일상생활에서 조금만 신경 써도 예방할 수 있다. 제철인 새콤달콤 귤을 먹거나 혀를 굴리는 운동만으로도 침이 분비돼 입이 덜 마른다.

◆ 찬바람·감기·송년회, 구강건조증 주범
구강건조증은 연말은 건조함과 감기와 같은 증상, 송년회 등으로 인해 발병하기 쉽다.
겨울에는 습도가 10~20%에 불과하고 실내에서는 난방기기가 가동돼 공기 속 수분이 자꾸 증발한다. 또 겨울철 흔한 감기로 인해 코가 막히고 입으로 숨 쉬게 되면 침이 쉽게 마른다.
연말연시 송년회도 구강건조증을 악화시키는 원인으로 송년회에 빠지지 않는 술은 탈수현상을 일으키고, 여기에 흡연까지 하게 되면 타액선은 더욱 위축돼 구강건조증이 심해진다.
변욱 목동중앙치과병원장은 “겨울에는 구강건조증을 유발할 수 있는 요소가 많은데, 노화로 인해 침샘 기능이 약해진 중장년층이나 복용하는 약으로 인해 입이 건조해지는 만성질환자 등은 구강건조증이 더 잘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침분비 덜 돼 구강질환 유발
구강건조증은 침이 덜 분비될 때 발생하기 때문에 입술이 마르고, 혓바늘이 자주 생기는 증상이 동반된다.
일반적으로 침은 1분당 0.5㎖ 정도 분비되는데, 구강건조증이 발생하면 1분당 0.1㎖ 이하로 분비된다. 만약 물을 충분히 마셔도 입 안이 건조하고 입술이 마르고 입술 가장자리가 자주 갈라진다거나 입안에 혓바늘이 자주 생기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구강건조증을 의심할 수 있다.
구강건조증은 입 안이 마르고 거칠어지는 불편함에 그치지 않고, 살균작용을 하는 침의 분비가 줄어들면 구강점막의 저항력이 취약해져 바이러스와 세균이 쉽게 번식하고 이로 인해 충치와 치주질환, 입냄새, 구내염 등이 생길 수 있다.
겨울철 구강건조증을 방치하면 전반적인 구강건강이 나빠질 수 있으므로 이를 막기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물을 조금씩 자주 마셔서 부족한 수분을 보충하고 입 안을 촉촉하게 해야 한다. 건조한 환경에서 일을 한다면 특히 신경 써서 하루 물 섭취 권장량인 1.5~2ℓ(종이컵 10잔) 이상의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또 커피나 녹차, 탄산음료 등은 수분 섭취에 도움이 되지 않고 이뇨작용을 촉진시켜 오히려 입안을 마르게 하므로 좋지 않다.
◆ 구강체조·무설탕 껌, 예방에 도움
인공타액 등으로 구강건조증을 예방할 수 있지만 자연스러운 방법으로도 침 분비를 늘릴 수도 있다.
제철인 귤, 레몬이나 오렌지 등 신맛이 나는 과일을 먹으면 침샘이 자극돼 침이 분비 된다. 이 과일들은 비타민C가 풍부해 겨울철 면역력 강화와 감기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또 침 분비를 도와주는 구강 체조를 수시로 하는 것도 좋다. 입을 다물고 윗니와 아랫니를 가볍게 부딪치는 동작을 20회 이상 반복하거나 혀를 입 안에서 왼쪽으로 10회, 오른쪽으로 10회 정도 돌려주는 혀 체조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
껌을 씹거나 사탕을 굴려 침 분비를 늘릴 수 있으며 음식을 먹을 때는 꼭꼭 오래 씹어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한 음식을 먹은 후에는 꼭 양치질을 해 구강을 청결히 해야 하지만, 알코올이 든 구강세척액(가글액)은 시간이 지날수록 입 안을 건조하게 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변욱 병원장은 “음주와 흡연은 피하고 감기에 걸렸다면 바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입으로 숨을 쉬는 버릇이 있을 경우 즉시 고치고, 높은 베개를 베고 자면 입이 벌어져 구강호흡을 하게 되므로 낮은 베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한석영 매경헬스 [hansy@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