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2초 클럽’에 대한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2초 클럽’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2초대인 차량을 일컫는 말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차량의 가속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정보일 뿐 아니라, 슈퍼카 제조사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다. 그래서 단 0.1초를 줄이기 위해서 천문학적인 개발비용을 쏟아 붓는다. 또 요즘은 굳이 슈퍼카가 아니더라고 이 기록을 공개하는 것이 일반화됐다.
본격적인 슈퍼카 속도경쟁에 불을 붙인 것은 닛산이다. 닛산은 “타도 포르쉐”를 외치며 GT-R을 내놓았다. GT-R의 성능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닛산은 지난해 일본 센다이시 트랙에서 최고출력 545마력을 발휘하는 2012년형 GT-R로 가속력을 측정했다. GT-R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불과 2.84초로 기록됐다. 포르쉐는 물론 페라리도 엄두내지 못할 기록이다.
곧이어 람보르기니도 아벤타도르 LP700-4를 출시하며 ‘2초 클럽’에 가입했다. 람보르기니는 경쟁차종보다 빠른 차를 얻기 위해 최첨단 기술을 적용했다. 수작업으로 제작되는 강력한 6.5리터 V12 엔진, ISR 7단 변속기, 자체 개발한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 F1 머신 차체 제작에 사용되는 싱글 셀 모노코크 바디, 공기역학적인 디자인 등을 적용했다. 강력한 힘을 노면에 조금이라도 더 전달하기 위한 4륜 구동 시스템은 당연하다. 덕분에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2.9초에 불과하다.
현재 국내서 판매되고 있는 ‘2초 클럽’ 가입 차량은 닛산 GT-R과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단 두가지 뿐이다.
페라리 또한 최근 페라리 역사상 가장 빠르다는 F12 베를리네타를 선보였지만 이 두 차량에 비해선 가속력이 좀 부족하다.
F12 베를리네타의 최고출력은 740마력으로 아벤타도르 LP700-4보다 출력이 높고, 무게도 50kg가량 가볍지만 안타깝게도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3.1초로 상대적으로 늦다고(?) 말할 수 있다. 후륜구동이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판매되고 있는 차 중에서는 ‘2초 클럽’에 가입할 수 있는 슈퍼카가 몇 대 더 있다.
스웨덴의 슈퍼카 제조사 코닉세그의 ‘아제라R’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2.9초에 도달한다. 5.0리터 V8 트윈터보 엔진이 장착돼 최고출력 1029마력, 최대토크 91.8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바이오에탄올을 연료로 사용하면 성능은 더욱 높아져 최고출력 1130마력, 최대토크 102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미국의 슈퍼카 제조사 쉘비슈퍼카즈(SSC)의 새로운 슈퍼카 투아타라는 2.5초만에 시속 100km에 도달한다. 가속력의 끝을 보는 듯하다. 투아타라에는 7.0리터 V8 터보차저 엔진이 장착됐고 최고출력 1350마력으로 알려졌다.
‘2초 클럽’에서 가장 빠른 차는 부가티 베이론 슈퍼스포트다. 베이론 슈퍼스포트는 제아무리 빠르다는 슈퍼카도 넘보지 못할 정도로 빠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2.2초로 압도적인 성능을 자랑한다. 여기에 최고속도는 시속 431km에 달한다. 명실공히 세계에서 가장 빠른 차다. 하지만 부가티는 현재의 베이론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미국의 오토모빌 매거진에 따르면 부가티는 내년 9월 독일에서 개최하는 ‘2013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새로운 베이론을 공개한다. 신형 베이론은 W16기통 엔진과 4개의 터보차저가 장착되고 배기량은 9.6리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출력은 1600마력을 목표로 하며 대대적인 경량화 작업을 통해 무게도 대폭 줄일 예정이다. 부가티는 신형 베이론이 1.8초만에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상영 기자 / young@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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