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시청을 즐기는 김 모 씨(여, 33)는 요즘 케이블 TV를 틀기만 하면 채널을 막론하고 암보험 광고가 나와 은근히 짜증이 난다. 하지만 광고에서 ‘4명 중 1명은 암’ 식으로 얘기하는데, 막상 내가 암 예방을 위해 무슨 노력을 하고 있나 하고 생각해 보니 암보험 하나 들어둔 것 말고는 한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
그러던 중 피임약 복용을 위해 방문한 산부인과에서 전문의가 추천한 자궁경부암예방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적은 비용과 약간의 수고로 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에 김 씨는 놀라워했다.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유일한 암인 ‘자궁경부암’은 성인이 됐더라도 적극적으로 예방접종을 실시해 암 예방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특히 자궁경부암은 백신으로 사라질 수 있는 질환 중 1순위로 꼽힐 정도로 백신으로 인한 예방 효과가 크다.
조병구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총무이사(자궁경부암연구위원)는 예방접종은 성인이 할 수 있는 암 예방의 매우 효율적인 방법으로 특히 성인예방접종은 위암, 간암, 자궁경부암 등 감염으로 유발되는 암을 예방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고 강조했다.
실제 국립암센터는 2011년 국내 발생 남성암의 25%, 여성암의 16%가 헬리코박터균이나 B형·C형 간염바이러스,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등이 원인이 돼 발생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특히 자궁경부암은 암 중에서 유일하게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한 암이다.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을 6개월간 3회 접종하면 고위험성 인유두종 바이러스인 16형과 18형에 대한 면역 형성은 물론 교차면역을 통해 같은 조건 하에 자궁경부암 예방 확률을 70% 이상 향상시킬 수 있다.
조 위원은 “과거에는 가장 흔한 여성암이었던 자궁경부암이 이제는 조기검진 확산으로 발생 빈도가 줄어들고 있지만, 성생활 개시 연령은 낮아지고 결혼 연령은 높아지면서, 자궁경부암 전 단계에서 치료받는 여성들의 수는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국립암센터가 실시한 공동연구에서는 한국여성의 저위험성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 경험이 9.4%로 나타났으며, 2003년 보고된 감염률 2~4%에 비해 두 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성생활이 가장 활발한 20~29세가 12.7%로 가장 높은 감염률을 보였다.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고위험성 HPV도 저위험성 HPV와 감염경로가 같다는 것을 고려할 때 자궁경부암 예방에 경고음을 울리는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자궁경부암을 보다 확실하게 예방하기 위해서는 성생활을 시작하기 전 사춘기 자녀에게 반드시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을 접종해 주는 것이 좋다.
다만, 성생활 시작 전 백신을 접종하지 못한 여성도 가급적 빨리 예방백신을 접종하고, 거르지 않고 정기적인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아 근본적인 예방에 힘쓸 필요가 있다.
조 위원은 “백신
한석영 매경헬스 [hansy@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