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물놀이를 하다보면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나 노약자들은 하천, 수영장 물속의 세균과 미생물들로 인해 각종 질환에 노출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오염된 물속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녹농균·이질균·대장균·와포자충·담즙이 람블편모충, 꼬리유충 등 병원성세균과 기생 미생물이 많기 때문이다. 이중 일부 미생물은 염소 소독을 해도 내성이 강해 사라지지 않고 물속에 잠복하며 면역력이 약한 이들을 노린다.
◆ 여름휴가 망치는 물 속 세균·미생물
세균에 오염된 물속에서 수영 또는 온천, 물놀이를 즐길 경우에는 세균에 의해 다양한 수인성 질환에 걸릴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통상 수인성 질환과 피부병은 당일 또는 1~2주 정도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난다.
물속에 있는 세균 중 하나인 녹농균은 병원성은 강하지 않으나 외이염, 중이염 등 귓병과 피부병을 일으킨다. 녹농균에 의해 피부발진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피부가 가렵다가 울퉁불퉁해지고 진무름이 생길 수 있다.
또한 꼬리유충은 피부에 접촉하면 홍반, 구진 등이 생기고 수 시간 후 물집·결절·농진 등을 일으켜 따끔따끔한 듯 한 소양감을 느낀다. 보통 1주 정도 후에는 없어지지만 2차감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 같은 피부질환 외에도 이질균과 대장균, 와포자충 같이 설사와 위장장애를 일으키는 세균과 미생물도 있다. 이질균은 장에 급성 염증을 일으키는 제1군 법정 전염병을 유발하며 위산에 강해 200마리 미만의 균만 섭취해도 감염될 수 있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교수(감염내과)는 “유아 및 청소년 사이에 세균성 이질 환자가 많이 발생한다”며 “대장균은 장 속에서는 병원성을 나타내지 않는 것이 보통이지만 일부 항원형 대장균은 병원성대장균으로, 젖먹이에서 성인에 이르기까지 전염성 설사를 일으킨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와포자충은 기생성 원생동물 중 구충류의 일종으로 설사를 유발하며 와포자충은 염소 소독에 대한 저항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 물놀이 병, 질환 따라 치료 필요
물놀이 후 설사병이 생겼다면, 탈수증상을 막기 위해 수분을 충분히 보충해야 한다. 심한 경우에는 의사와 상담해 알맞은 치료가 필요하다.
아울러 귓병에 걸렸다면 항생제 처방을 받아야 한다. 미국에서는 물놀이 후 귓병에 걸린 아이들 40% 이상에게 먹는 항생제가 처방된다. 하지만 먹는 항생제는 세균의 내성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초기 치료 시 액체 항생제를 몇 방울을 귀에 흘려 넣는 방법이 권장된다.
또한 수영 후에 나타나는 가려움증이나 피부발진은 대부분 긁지 않으면 자연 치유된다. 가려움을 완화시켜주는 크림을 바르면 도움이 되지만 심한 경우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 물놀이 질병 예방이 최우선
다양한 위험요소가 존재하는 여름철 물놀이를 안전하고 건강하게 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위생관리와 예방이 필수다.
먼저 물놀이병을 예방하는 방법으로는 물을 삼키지 않도록 주의하고, 눈, 입, 귀 등으로 물이 들어갈 수 있으므로 귀마개를 하거나 수영 모자를 귀까지 당겨쓰며, 잠수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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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영 매경헬스 [hansy@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