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아닌 메마른 공기에 시달리고 있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날씨가 연일 계속되면서 하늘도 땅도 기운을 잃어만 간다. 하지만 하루종일 내리는 소나기가 어디 있겠나. 가을걷이를 마친 논바닥처럼 갈라진 건조한 날씨는 끝을 보이고 있다. 하루가 멀다하고 장대비를 쏟아내는 장마철이 한걸음 앞으로 다가왔다.
6월말부터 장마가 본격 시작된다. 골목길 어귀에도 가로수가 줄지은 도로에도 물로 가득한 장마철에는 물로 옮기는 수인성 전염병이 흔히 발생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수인성 전염병은 식중독. 식중독은 일반적으로 음식을 먹은 후 설사, 구토, 복통 등 증상이 있을 때를 이르는 질환으로, 식중독균이 식품에 오염돼 일정량 이상(100만마리 정도) 증식된 식품을 섭취할 경우 발생한다. 식중독균이 1000마리에서 100만마리로 증식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기온이 높아질수록 빨라진다. 이럿 탓에 기온이 높은 여름철에 식중독이 자주 발생하는 것이다.
식중독은 대부분 감염에 의해 발생하고, 음식알레르기와 화학약품이 원인이 되기도 하며, 발열, 혈성설사, 구토 등의 증상을 보인다. 식중독은 증상발현 시간에 따라 원인균이 달라진다. 증상발현 시간이 ▲6시간 이내는 포도상구균, 바실러스 세레우스 등을 ▲16~24시간은 노로바이러스, 비브리오, 살모넬라, 시겔라, 캄필로박터, 예르세나아 등을 원인균으로 의심할 수 있다.
강희철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음식을 먹은 뒤 2~3시간 이내에 배가 아프면 식중독균 자체가 아니라 식중독균이 내뿜는 독소에 의해 식중독이 발병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식중독균에 의한 식중독은 음식을 먹은 뒤 최소한 하루가 지나야 발생한다. 몸에 들어간 식중독균이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개체수를 증식함으로써 질병을 발생시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식중독은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식중독 예방법을 소개한다.
먼저 ▲생·과채류는 미생물 등에 의한 오염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방법으로 살균되거나 청결히 세척해야 하고 ▲미생물을 사멸시키기 위해서는 철절히 가열해야 하며 ▲조리한 음식은 가능한 신속히 섭취하도록 한다. 또한 ▲조리식품을 4~5시간 이상 보관할 경우 반드시 60℃ 이상이나 10℃ 이하에서 저장하고 ▲냉장보관 중에도 이를 섭취할 경우 70℃ 이상의 온도에서 3분 이상 재가열하며 ▲가열조리한 식품과 날식품이 서로 섞이지 않도록 주의한다.
이와함께 ▲조리 전과, 다른 용무를 본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고 ▲부엌의 조리대를 항상 청결하게 유지하며 ▲곤충, 쥐, 기타 동물 등 음식물에 대한 동물의 접근을 막아야 한다. 깨끗한 물로 세척하거나 조리를 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장마철에는 고온다습한 날씨로 인해 무좀도 자주 발생해 주의가 요구된다. 흔히 말하는 무좀은 곰팡이균에 의한 대표적인 피부질환으로 전문용어로는 ‘표재성진균증’이라고 한다. 표재성진균증은 곰팡이가 피부의 각질을 녹여 영양분으로 삼아 기생, 번식하는 만성 재발성 질환이다.
표재성진균증은 곰팡이균이 좋아하는 각질이 풍부하고 습도가 높으며 따뜻한 곳에서 발병하는데, 이런 발병 부위(발가락, 발바닥, 손톱, 옆구리, 사타구니 주변 등)에 따라 병명이 달라진다. 무좀을 방치하
강 교수는 “무좀균은 일반적인 세균에 비해 천천히 자라기 때문에 죽을 때도 많은 시간이 걸린다. 다시 말해 무좀에 걸리면 잘 낫지 않는다는 얘기”라며 “따라서 최소한 수주에서 수개월에 걸쳐 무좀약을 꾸준히 바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문애경 매경헬스 [moon902@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