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이 성큼 다가왔다. 직장인 둘 셋만 모이면 ‘달콤한’ 휴가계획을 떠들며 이야기 꽃을 피운다. 달력에 빨간 동그라미를 그리며 손꼽아 기다리는 휴가. 그 중에서도 물놀이는 여름휴가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백미다. 하지만 아무런 준비없이 물놀이에 흡뻑 빠졌다가는 눈병에 흔신 두들겨맞을 수 있다.
가장 흔하게 발병하는 눈질환은 유행성 각결막염. 흔히 그냥 ‘눈병’이라고 부르는 이 질환은 아데노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한다. 단순 결막염의 경우 평균 2~3주가 지나면 별문제 없이 낫지만, 각막염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시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전염성이기 때문에 보통 한쪽 눈부터 시작돼 대부분 양쪽 눈에 발생한다. 유행성 각결막염은 주로 여름에 유행하지만, 요즘은 1년 내내 볼 수 있다.
발병 초기에는 충혈, 통증, 눈물흘림, 심한 이물감이 나타난다. 감염된 후 약 3~5일의 잠복기를 거쳐 발병하며 약 반수에서 발병 후 5~14일 사이에 눈부심을 호소하게 되는데, 이는 각막중심에 발생된 상피성 각막염 때문이다. 귀앞 림프선의 종창 및 통증이 있고 급성기에는 눈꺼풀이 붓거나 결막에 심한 충혈이 생긴다. 어린이는 인두통 및 설사를 동반하기도 한다.
감기와 마찬가지로 바이러스를 직접 사멸시키는 약제는 없기 때문에 냉찜질, 통증완화, 눈 주위를 청결하게 하는 대증요법이 주된 치료다. 2차적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항생제 및 증상에 따라 가려움을 줄이는 항히스타민제 안약 또는 자극감을 줄이는 인공누액성분 안약 등 적절한 약제 사용 외에는 특별한 치료가 없다.
급성 출혈성 결막염도 빈번하게 발생해 주의가 요구된다. 1969년 아폴로 11호 인공위성이 발사되던 해 아프리카 가나에서 처음 발병돼 일명 ‘아폴로눈병’이라고 부른다. 이 질환은 엔테로바이러스에 의해 생기며, 매우 급속하게 발병하지만 병을 앓는 기간이 짧다. 결막하 출혈을 보인다는 점에서 유행성 각결막염과 구분되고, 시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는 좀처럼 생기지 않는다.
자각증상으로 안통, 눈부심, 이물감, 눈물흘림이 있으며 눈꺼풀의 부종이나 결막하출혈, 결막의 부종이 나타날 수 있다. 환자의 25%는 열이 나거나 무력감, 전신근육통을 보이며 드물게는 하지가 마비되는 경우도 있다.
치료법은 유행성 각결막염과 유사하다. 2차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항생제 안약을 점안하고 눈꺼풀이 심하게 부으면 소염제를 복용하기도 하며 각막염이 있으면 부신피질 호르몬제 안약을 사용한다.
어린이에게 많이 발생하는 인두결막염도 주의해야 한다. 인두결막염의 원인은 주로 아데노바이러스 제3형이며 때로 아데노바이러스 제7형이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이 질환은 주로 수영장 물에서 감염되는데 염소처리를 했어도 전염될 수 있다.
이밖에 산이나 바다에서 직사광선을 받게 되면 자외선에 의해 각막상피에 손상을 입어 각막에 표층염증이 발생할 수 있다. 또 낮에 용접일을 하고 난 후 저녁에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한재룡 한림대학교한
문애경 매경헬스 [moon902@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