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량의 기본기가 눌라울 정도로 개선됐다
이제는 아끼는 모닝의 임시번호판을 떼고 정식 번호판을 달아줄 때가 됐다.
몇개월이나마 타보니 어느정도 차에 익숙해졌다. 여러가지 면을 살펴 봤을 때 신형 모닝은 옵션만 늘어난 게 아니라 차의 전반적인 기본기가 대폭 향상됐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시내 도로에서 주행 질감도 몰라보게 달라졌지만, 고속도로 주행에서 안정감 향상은 가끔 황당할 정도다. 경차로 이런 안정감을 느끼는건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선지 최근 모닝 동호회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신형 모닝은 기아가 실수로 잘 만들어 버린 차"라는 우스개도 나온다.
신형 모닝에서 가장 놀라웠던 부분은 의외로 핸들링이다. 그간 현대기아차의 가장 큰 불만 요소는 MDPS였는데, 내 차에서는 매우 느낌이 좋았다.
스티어링휠 중앙 부위에서의 헐렁거리는 느낌도 거의 없고 전체적으로 균일한 저항감으로 조작이 되는 점이 마음에 든다. 주행 중에 묵직해 지는 정도도 차량에 딱 잘 어울리는 정도다. 이 과정에서 이질감도 덜하고 유격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현대기아차 MDPS는 경차에 가장 적합한 것이었던가.
비단 현대기아차 뿐 아니라 모든 MDPS의 조작감에 대해 아직 여러 의견이 분분하다. 동호회나 각종 자동차 커뮤니티에는 아직도 불만족스럽다는 의견이 많다. 신형 모닝의 경우도 별반 다르지 않았는데, 내 차만 괜찮다니 좀 이상하긴 하다. 내가 둔감한 것이거나 혹은 연식 변경으로 인해 개선 된 것인가 싶기도 하다.
고속 주행 안정성도 뛰어나다. 구형 모닝의 경우 휠, 타이어 등을 애프터마켓에서 구입하거나 튜닝을 해야 어느 정도 안정감을 얻을 수 있었지만, 신형 모닝은 예외다. 순정으로도 충분한 수준이다.
다만 측면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이나 대형버스나 트럭 등이 옆을 지나쳐 갈 때 발생하는 흔들림은 경차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듯 하다.
서스펜션도 그저 경차 수준이다. 단단하기 보다는 부드러운 쪽에 속하는데, 차급을 생각할 때 감점 요인이라 하기는 힘들다. 요철에서의 반응도 크게 세련되지 못하고 과속방지턱 등에서의 바운스도 그리 깔끔하게 처리하는 수준은 아니다.
◆ 수동변속기에 익숙해지느라 길들이기는 뒷전
수동변속기 차량을 운전해 본 것이 처음이었기에 다루는데 서툰 점이 많았다. 반클러치 조작을 할 때도 엔진회전수의 상승폭이 높아졌다. 일반적으로 수동변속기 차량의 경우 순정 클러치의 내구성이 높기 때문에 그나마 다행이다. 변속기와 클러치 조작이 익숙해지도록 이런저런 시도를 해봤지만 아무런 문제도 발생하지 않고 있다.
보통 사람들이 수동변속기 차량을 운전할 때 가장 어렵다고 입을 모아 말하는 것은 언덕길 출발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운전면허 기능시험 항목으로 따로 있었을 정도로 중요한 부분이다. 대부분의 초보운전자들은 언덕길에서 정차하고 재출발할 때 시동을 꺼트리기 십상이다.
하지만 신형 모닝의 경우 VSM옵션을 선택하면 경사로 밀림 방지 장치(Hill start Assist Control)가 따라온다. 덕분에 언덕길 정차 후 출발할 때 HAC가 운전자 대신 브레이크를 작동시켜주니 여유롭게 클러치와 가속페달을 조작해도 충분히 언덕길을 빠져나갈 수 있다. 후진으로 언덕을 올라갈때도 마찬가지다. HAC기능은 자동변속기 차량에도 적용되지만, 수동 변속기 차량에서 매우 유용한 기능이다.
신형 모닝의 경우 클러치 페달을 조금 깊이 밟아줘야 한다. 빠르게 클러치를 조작하려면 좀 어렵지만 왼발 뒤꿈치를 바닥에서 떼지 않고 발목 움직임만으로도 조작 가능해서 오히려 편한 점도 있다.
달리기를 위한 차량에서라면 불만 사항이었을 요소지만, 편하게 타고 다니는 것이 목적인 경차라면 오히려 이 방식이 제격이라는 생각이 든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도 엔진회전수 하락이 다소 느린 편이다. 때문에, 기어 변속할 때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변속해야 한다. 급하게 기어를 바꾸면 여지없이 차가 울컥거린다.
◆ 등록 대행비용도 아껴 보자
경차는 경제성이란 단어를 같이 떠올리게 한다. 차량을 구입할 때에는 차량 가격 외에도 부담해야 할 세금이 있는데, 경차의 경우 이것이 면제된다. 따라서 등록 절차나 계산이 간편해 지는 부분이 있기에, 등록 시 대행 비용도 절약할 겸 직접 등록하기로 마음먹었다.
필요한 서류는 대부분 차량 구입 시에 담당 영업 사원으로부터 받을 수 있으므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인터넷 등을 통해 온라인으로 등록도 가능하지만, 어차피 번호판을 발급 받으러 한 차례는 방문해야 하므로, 직접 구청에 마련된 차량등록과를 찾았다. 자동차 등록과 이전에 대한 각종 절차와 서류, 그리고 온라인 민원 서비스는 자동차 민원 대국민포털에서 상세히 알아볼 수 있으므로 참고하자.
본인이 직접 등록하러 가는 경우 따로 준비해야 할 서류는 운전면허증뿐. 나머지 자동차 제작증, 임시 운행 허가서, 전자 세금 계산서 등은 차량 인수 당시 혹은 영업 사원에게서 한꺼번에 받아 보관했다가 그대로 가지고 가면 된다. 이외에 보험 가입 사실을 증명할 서류가 필요한데, 이는 가입해 둔 보험회사에 연락하여 차량등록과나 등록 사업소에 비치된 팩스로 보험 가입 영수증을 보내 달라고 하면 금세 처리가 가능하다.
임시 운행 기간 도중 사용한 임시번호판은 차량번호판 장착과 함께 사업소에 반납하면 된다. 차량등록과에 비치된 자동차 신규 등록 신청서를 안내에 따라 작성하고 접수하고 안내된 절차에 따라 수입인지 등을 구입 해 붙인 뒤 몇 개의 차량 번호 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면 된다. 차량 등록 사업소에서는 자체적으로 번호판을 제작하는 설비가 있기 때문에 새로운 번호를 받은 후 제작이 가능하지만, 이처럼 구청에 마련된 차량등록과 등에서는 미리 제작하여 구비해 둔 번호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모든 절차를 마치고 부여 받은 차량 번호를 번호판 담당에게 제출하면 잠시 후 차량으로 가서 번호판을 장착해 준다. 이 때 엄연한 설치 작업이 수반되므로 소정의 공임을 지불해야 한다. 물론 직접 장착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미리 공구 등을 준비해 가야하고 정확한 방법을 모를 경우 번호판 지지대의 파손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이 정도는 그냥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속 편하다. 번호판 지지대는 미리 구매 해 둔 것으로도 장착이 가능한데, 준비해 온 것이 없다면 현장에서 비싸지 않은 가격에 구입도 가능하다. 이런 저런 절차를 모두 마치고, 정식으로 번호판을 달고 있는 신형 모닝을 보니 꽤 당당한 모습이 느껴졌다.
조혁준 객원기자 / skywolf@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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