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신형 파사트는 국내에 3천대 들여올 예정이고 재고가 남지 않을 것”
부산모터쇼 프레스데이 개막 하루 전날인 23일 오후, 폭스바겐코리아가 마련한 ‘폭스바겐 나이트’에서 폭스바겐코리아 박동훈 사장은 많은 자동차 기자단과 폭스바겐 관계자 앞에서 신형 파사트에 대한 자신감을 당당히 밝혔다.
국내시장에서 수입차가 단일 차종으로 1년 동안 3천대를 판매하는 것은 쉽지 않다. 지난해 국내에서 3천대 넘게 판매된 모델은 520d(6211대)·528i(5940대), 메르세데스-벤츠 E300(7019대) 뿐이다.
1년 동안 꾸준하게 팔아도 3천대를 넘기 힘든 상황에서 폭스바겐코리아는 단 4개월 남짓한 시간동안 신형 파사트를 모두 팔아버리겠다는 각오다.
이번 ‘2012 부산모터쇼’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폭스바겐 신형 파사트를 자세히 살펴봤다.
◆ 새롭게 바뀐 외관…“모범생 이미지를 벗다”
폭스바겐 신형 파사트의 외관은 무난함이나 단정함이 강조된 이전 모델과 큰 차이를 보인다. 이전 모델의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폭스바겐의 패밀리룩이 적용돼 헤드램프와 그릴이 수평으로 연결됐다. 기아차 피터슈라이어 부사장은 디자인 세미나에서 K5를 설명하면서 “헤드램프와 그릴을 일렬로 배치하게 되면 차가 와이드해 보이고 스포티함이 강조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렇듯 신형 파사트는 스포티함이 크게 강조됐다. 앞모습에서는 세련됨과 당당함을 느낄 수 있고 뒷모습에서는 날렵함까지 느껴진다.
디자인은 보는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크게 나뉘지만 스포티함이 강조되는 최근 추세에 따라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소비자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 눈에 띄게 넓어진 실내…공간창출 능력은 단연 최고
폭스바겐 신형 파사트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실내 공간의 넉넉함이다. 차의 크기와 실내공간의 넉넉함은 소비자들이 차를 구매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 중 하나다.
국내에는 미국에서 생산되는 파사트가 수입된다. 미국산 파사트의 휠베이스는 2803mm, 독일산 파사트는 2712mm로 미국산 파사트가 92mm 더 길다.
현대차 그랜저보다 휠베이스는 짧지만 실내 공간은 더 넓게 느껴진다. 뒷좌석에 앉아보면 앞좌석 시트와 무릎사이에 주먹 두어 개는 족히 들어갈 정도로 공간이 남는다. 중형세단 뒷좌석에서 무리 없이 다리를 꼬고 앉을 수 있을 정도니 폭스바겐의 공간창출 능력은 업계 최고 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지붕이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쿠페형 세단의 디자인도 아니기 때문에 머리공간의 여유도 상당하고 타고 내리기도 수월하다. 천장이 높기 때문에 뒷좌석에 장시간 앉아있어도 답답함이 덜하다.
◆ 마감은 좋지만 실내의 고급스러움은 부족해
실내 디자인은 전형적인 폭스바겐 스타일이다. 전세계 곳곳에 팔리는 모델인 만큼 누구나 사용하기 편리하게 직관적이고 간결하게 디자인됐다. 하지만 여전히 보수적인 색채가 강하다.
마감은 꼼꼼하지만 실내에 사용된 플라스틱이나 가죽의 질감, 세부적인 디자인은 아쉽다. 특히 고급스러움이 느껴지지 않는 것은 단점이다.
지난 4월, 중국에서 열린 ‘2012 베이징모터쇼’에서 본 신형 파사트와 ‘2012 부산모터쇼’에서 본 신형 파사트와는 큰 차이가 느껴졌다. 중국에서 판매되는 신형 파사트의 실내는 고급스러움과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가죽 시트의 재질이나 촉감은 고급세단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수준이고 세부적인 디자인도 뛰어났다.
◆ 미국산 파사트의 가장 큰 장점은 가격경쟁력
유럽 시장과 미국 시장에서 파사트를 바라보는 관점은 조금 다르다. 유럽에서는 다양한 옵션과 고급스러움을 중요시한 프리미엄 세단에 가깝고 미국에서는 가격경쟁력이 높은 ‘국민차’의 느낌이 강하다.
독일과 미국에서 2.0리터 TDI 최고급 트림의 가격을 살펴봐도 약 1500만원 넘게 차이가 난다.
미국산 파사트는 화려함보다는 기본기에 더 충실한 모습이고 뛰어난 가격경쟁력을 큰 장점으로 한다. 국내에서도 3천만원대 후반에서부터 판매가 시작될 예정이다.
독일 브랜드를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3천만원대 수입중형세단은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여기에 패밀리세단이 갖춰야할 기본적인 요소에 충실하고 우수한 효율성의 디젤 엔진과 DSG 변속기는 신형 파사트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폭스바겐코리아 박동훈 사장은 “전세계적으로 높은 판매가 이뤄지고 있는 신형 파사트가 국내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둘 것”이라며 “물량 수급이 가장 관건”이라고 말했다.
또 “전국적으로 서비스센터를 늘려가고 정비 인프라 구축 및 전문 인력 양성을 통해 국내 소비자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상영 기자 / young@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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