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씨(57세)는 맞벌이 생활을 하는 딸을 위해 아이를 돌봐준 지 올해로 3년이 되고 있다. 아침에 깨워서 어린이 집에 보내고 손자가 없는 사이 집안일을 하고 난 오후에는 손자가 어린이 집에서 돌아오는데 그때부터는 손자와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러다 보니 때로는 어르고 달래며 업어주기도 하는 등 낮에 몇 시간을 제외하고는 손자와 보내는 시간이 대부분일 정도다.
따라서 허리며 무릎이며 성한 곳이 없을 정도인데 최근에는 피로까지 쌓여 따뜻한 물로 찜질을 하거나 파스로 통증을 잠깐 없앴더라도 곧 다시 재발되곤 했다. 병원에서의 진단 결과 어깨 결림과 척추관 협착증 증상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집에서 손자·손녀를 돌보는 할아버지·할머니가 늘면서 허리와 무릎 그리고 손목에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척추관절 전문 튼튼병원이 지난 4월 1일부터 4월 20일까지 병원을 방문한 환자 중 50대 이상 중 손자를 돌보거나 키우고 있는 환자 357명 중 허리·무릎·손목에 통증이 있어 병원을 방문한 환자는 총 63.1%인 225명이었다.
맞벌이 부부 증가로 어린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을 빼고 대부분의 시간을 할머니 할아버지와 보내는 아이들이 많아지면서 5~60대의 허리·어깨·무릎 등 약해진 몸이 더 쇠약해지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지난 2011년 동안 병원을 방문한 환자 총 1만 2740명을 조사해 분석한 결과, 4~60대 허리 환자는 총 4731명으로 전체 환자의 37.1%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손자나 아이들을 양육하고 있는 환자 수는 42.4%인 2006명이 아이들을 종일 혹은 하루 중 잠시라도 돌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년층, 퇴행성 질환 위험에 노출
척추 및 관절 질환은 퇴행성 혹은 육아를 맡은 노년층에게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질환으로 각종 조사 결과에서도 노년층에서 허리 관련 환자의 비율이 높게 나타난다.
5~60대의 부모님들은 일반적으로 2세 이상의 아이들을 안을 경우 허리에 가해지는 압력이 평소에 비해 약 4배에 이르며 누워 있을 때의 6배에 달하는 압력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아이를 보면서 주로 사용되는 허리·어깨·손목 등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아이를 안을 때는 무릎을 굽혀서 안는 것이 좋으며, 아이를 앞쪽 보다는 뒤쪽으로 안는 것이 허리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가장 흔하게 나타날 수 있는 척추관 협착증의 경우 척추관 내벽이 좁아져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에 압박이 오면서 통증과 마비가 오는 질환으로 보통 엉덩이부터 다리까지 통증이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다.
척추관 협착증은 일정한 거리를 걷고 나면 다리가 죄어오고 자주 저리는 특징이 있는데, 누워 있거나 앉아서 쉬면 별 증상이 없어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쉽지만 심해지면 대소변 장애가 나타날 수도 있기에 주의해야 한다.
태현석 튼튼병원장은 “노년이 되면 뼈마디가 굵어지고 뼈와 뼈를 이어주는 인대도 두꺼워져 척추관을 좁게 만들고 추간판도 닳아 없어져 신경 압박이 더욱 커지는데 거기다가
한석영 매경헬스 [hansy@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