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학회, 의료분쟁조정법 성금 모금

대한산부인과학회와 산부인과개원의협의회가 공동으로 의료분쟁조정법 46조(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제도)에 대응하고 변호인단 선임 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성금 모금 운동을 벌인다.
학회와 협의회는 4일 공동으로 모금 이유서를 통해 지난 4월 의료분쟁조정법 46조로 인해 불가항력적인 분만 사고에 대해서도 정부와 의사가 각각 7대 3의 비율로 보상비를 마련해야 한다며 이 같은 규정은 산부인과 의사들의 고충을 배가시킨다며 모금 운동의 동기를 밝혔다.
이유서를 통해 학회와 협의회는 “산부인과의 안정적인 진료 환경 조성을 저해하고 산부인과 의료 인력의 수급을 악화시키는 현 의료분쟁조정법 시행령의 합리적인 개정을 촉구한다”며 “불가항력적인 상황들에 대해서 단지 분만현장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재원의 일부분을 부담한다는 것은, 향후 분만이라는 의료 행위의 기피현상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작년 12월 산부인과 4년차 전공의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90%가 의료분쟁조정법 46조가 시행될 경우 “차라리 분만의사를 포기하겠다”고 답했다.
또 산부인과 전공의들은 최근 성명서를 통해 “유독 분만과 관련된 불가항력적인 질병 또는 상황을 의료사고로 규정짓고, 이를 비의료인이 다수인 의료사고보상심의위원회로부터 다수결로 심사를 받게 하는 것은 사기를 꺾는 일”이라며 “젊은 의사들의 사기를 완전히 꺾는 일일 뿐만 아니라 앞으로 의과대학 졸업생들이 산부인과를 선택하는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된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국내 산부인과 전공의는 2006년 이후로 전체 필요 숫자의 약 50~60% 정도만 확보되는 등 ‘7년 연속 미달’ 현상을 초래하고 있으며 올해 배출된 전문의 수는 90명에 불과하다.

한석영 매경헬스 [hansy@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