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에 사는 김선형(32)씨는 최근 취업 스트레스로 불면증에 시달리면서 정수리 부근에 머리가 빠지고 있는 것을 느꼈다. 스트레스로 인한 원형탈모라고 생각하고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았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스트레스로 인한 원형탈모가 아닌 남성 호르몬에 의한 남성형 탈모라는 진단을 받은 것이다.
보기에는 똑같이 머리가 빠지는 증상이지만 탈모의 유형은 발생 원인에 따라 다양하다. 대표적인 탈모 유형으로는 남성 호르몬에 의한 남성형 탈모와 여성들에게 나타나는 여성형 탈모, 과도한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면역체계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원형탈모 등이 있다. 이처럼 탈모는 증상을 일으키는 원인에서부터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에 따라 탈모의 진단과 치료법이 조금씩 다르다.
남성형 탈모는 유전적 영향으로 나타나는 대표적 탈모 증상이다. 체내에서 정상적으로 생성되는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라는 물질에 대해 일부 모낭이 민감한 경우 발생하게 되는데, DHT는 모낭을 위축시키고 머리카락의 성장을 방해해 탈모를 일으킨다.
현재 남성형 탈모 치료제로는 피나스테라이드 제제와 바르는 약 미녹시딜 제제가 있다. 피나스테라이드는 미국 FDA으로부터 승인받은 유일한 경구용 탈모 치료제로 테스토스테론이 DHT로 변하는 것을 억제해 탈모를 막아준다. 임상시험 결과, 피나스테라이드를 복용한 남성 환자들 중 90%에서 탈모 진행이 멈추는 효과가 나타났으며, 70%에서 새로운 머리카락이 자라났다. 미녹시딜 제제는 두피에 도포하는 치료제로 프로페시아와 함께 사용하면 대부분 남성형 탈모의 진행을 막을 수 있고, 많은 경우 눈에 보이는 치료효과를 볼 수 있다.
최근에는 탈모가 성별, 연령에 관계없이 발생하면서 여성들의 탈모 역시 증가하고 있다. 여성의 약 40%가 여성형 탈모를 겪고 있으며, 탈모의 원인은 유전 또는 일시적인 스트레스나 호르몬 불균형, 영양 불균형 및 스트레스 등으로 다양하다.
여성형 탈모는 머리카락이 상대적으로 적게 빠지고 정수리 모발이 가늘어지기 때문에 증상을 알아차리기 어려워 뒤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여성형 탈모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한번 가늘어지기 시작한 모발은 그냥 두면 다시 굵어지지 않고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 더 가늘어진다는 것이다. 새로 나는 모발 또한 서서히 가늘어져 정수를 중심으로 점차 탈모부위가 확산될 수 있다. 여성형 탈모는 진행속도가 느려 조기에 발견하기도 쉽지 않아 이미 탈모가 30~50% 이상 진행된 경우에야 의학적 치료의 도움을 받을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여성형 탈모는 증상 정도에 따라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약물치료, 모발이식수술 등의 방법으로 치료한다. 여성형 탈모의 경우 스트레스나 영양 부족, 특히 철분 부족으로 진행된 경우가 많아 초기에 원인을 제거하거나 교정해 주면 호전이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미 탈모가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라면 전문의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탈모 초기에는 약물치료만으로도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중기 이상으로 진행되어 두피가 휑하게 보일 정도로 밀도가 많이 떨어진 경우에는 모발이식술이 치료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최근 남녀 구분없이 젊은 층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고 있는 탈모 형태는 바로 원형탈모이다. 주로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한 면역력 이상이 주 원인으로 보인다. 원형탈모는 스트레스가 면역체계의 혼란을 가져와 건강한 조직이나 세포들을 외부세포, 즉 이물질로 인식해 자기자신을 공격하게 되는 자가면역질환 중 하나다. 자신의 면역세포가 모발의 모근을 공격해 면역성 염증반응을 유발해 건강한 모발을 빠지게 만드는 것이다. 주로 두피에 동전 크기 정도로 머리카락이 빠지며, 두피 외에도 눈썹, 수염, 음모 등 몸의 다른 부위의 털이 빠지기도 한다.
원형탈모가 진행 중이라면 스트레스를 주는 요인을 줄여주는 등의 면역체계를 바로 잡는 것이 중요하다. 평상 시 운동과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증상초기에 스테로이드제를 탈모 부위에 주사하는 치료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나, 탈모범위가 넓은 경우에는 다양한 면역치료를 통해 치료한다. 원형 탈모는 다른 탈모 유형과 달리 비교적 짧은 시간에 효과가 나타나고 치료가 쉬운 편이다. 그러나 재발이 잘 될 수 있고, 심하게 진행될 수도 있으므로 증상이 나타난 초기에 피부과 전문의에게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윤우 맥스웰피부과 원장은 “탈모는 발생하는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단순히 모
문애경 매경헬스 [moon902@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