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태아 수혈 증후군으로 태아를 모두 잃어버릴 위기에 처했던 결혼 이민자 베트남 산모가 서울아산병원에서 건강한 남자 아이를 출산했다.
지난 2월 9일 일란성 쌍둥이를 임신하고 있던 베트남 임산부인 황티투튀(여/26세)씨는 집 근처인 경기도 구리시에 있는 산부인과에서 정기적인 진료를 받던 중 쌍태아(쌍둥이) 수혈증후군이라는 이름도 낯선 질환으로 뱃속의 아기들이 위험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쌍태아 수혈증후군은 일란성 쌍태아의 약 10~15%에서 나타나는 합병증으로 태반 내 상호 연결된 혈관을 통해 한쪽 태아에서 다른 쪽 태아로 혈액이 공급된다. 이에따라 한쪽 태아는 혈류 저하로 인한 저성장과 양수과소증을, 다른 쪽 태아는 혈류 과다로 인한 양수과다증과 심부전을 보인다. 치료하지 않을 경우 한 태아 또는 두 태아 모두 사망할 확률이 80~90%인 매우 위험한 질환이다.
담당의사는 서울아산병원 태아치료센터 소장인 원혜성 교수에게 황티투튀씨의 치료를 의뢰했고, 황티투튀씨는 2월 10일 입원 해 임신 24주에 태아내시경을 이용한 레이저치료 시술을 받았다.
시술이 성공적으로 끝난 뒤, 초음파를 통해 두 명의 태아 중 한명의 심장이 뛰지 않는 것을 발견했지만 다른 한 태아는 임신 35주째인 지난 4월 26일 2.2kg의 건강한 사내아이로 태어났다.
황티투튀씨는 “쌍태아 수혈 증후군으로 두 아이 모두 잃을 확률이 80%가 넘었고 치료시기도 놓친 상황이었는데, 한 명이라도 건강하게 살아남은 것이 너무 행복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아산병원과 원혜성 교수는 파지를 모아 판 돈으로 생활하는 이씨의 어려운 형편을 고려해 태아 레이저치료비와 출산까지 치료
원혜성 교수는 “쌍태아 수혈증후군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태아내시경을 이용한 레이저치료가 서울아산병원에 도입된 후 첫 분만을 성공적으로 마치게 됐다”며 “저소득층 다문화가정 부모에게 작지만 도움을 주어 아기와 산모 모두 건강하게 퇴원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예림 매경헬스 [yerim@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