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의 60% 이상이 호소하는 ‘피로’.
가장 흔한 증상으로 환자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나 약물요법 효과가 제한돼 뚜렷한 대책이 없었다.
암환자들의 떨칠 수 없는 ‘복병’인 피로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고안돼 주목된다.
서울대학교암병원 통합의료센터 윤영호 교수는 국립암센터기관고육연구사업으로 수행한 개인맞춤형 암환자건강경영 인터넷프로그램 ‘건강네비게이션’이 암환자의 피로를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19일 밝혔다.
특히 중등도 이상의 피로를 호소하는 환자에서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 피로로 고생하는암환자들의 고통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건강네비게이션은 운전 시 사용하는 네비게이션처럼 현재의 건강상태로부터 이루고자 하는 건강목표까지 개인에 맞는 단계적인 건강관리를 안내해주는 인터넷 프로그램이다.
환자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전문의들이 전해주는 에너지 보존, 운동, 식이, 수면 위생, 통증 스트레스 관리 등 피로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에 대해 알기 쉬운 동영상과 그림을 통해 교육받을 수 있다.
윤 교수 연구팀은 국립암센터, 서울대병원, 고려대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4개 병원 암환자 273명을 대상으로 건강네비게이션의 피로도 개선효과에 대한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연구팀은 13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통상적인 진료와 함께 12주 동안 환자의 운동, 식이, 수면 위생, 통증 스트레스 정도를 분석해 환자의 컨디션에 맞는 건강네비게이션 교육을, 13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는 통상적인 진료만 받도록 하고 피로도의 변화를 측정했다. 피로도를 평가하는 주요 지수로는 BFI(Brief Fatigue Inventory)와 FSS(Fatigue Severity Scale)가 이용됐다.
프로그램을 시행한 그룹은 BFI(0~10점)와 FSS(1~7점)가 평균 4.01점과 3.46점였으나 12주 후에는 1.09점과 0.68점이 떨어졌다. 교육을 받지 않는 그룹에서는 BFI와 FSS 점수가 평균 4.26점과 3.72점였으나 12주 후에는 0.57점과 0.33점이 줄어드는데 그쳤다.
특히 중등도 이상의 피로를 호소하는 환자에게는 피로 개선 효과가 더욱 두드러졌다.
윤 교수는 “우리 IT 기술을 이용한 인터넷 기반의 프로그램이 암환자의 건강관리를 개선시킬 수 있다는 근거를 제시하였으며 만성질환이나 일반인의 건강관리에도 확대 적용될 수 있다”며 “정부나 기업이 이 프로그램을 스마트폰이나 테블릿 PC 등 우수한 IT 기술들과 접목시켜 병·의원이나 보건소에서 환자의 건강을 체계적으로 경영하는 스마트케어에 상용화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용어설명
문애경 매경헬스 [moon902@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