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캡티바 2.0 디젤은 기존 2.2 디젤과 외관 및 실내 디자인은 거의 같은 모습이지만, 배기량을 낮추고 기본 사양을 추가하는 등 내실을 다진 상품성 개선 모델이다. 한국GM은 쉐보레 캡티바 2.0 디젤을 캡티바의 메인 트림으로 정하고 판매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다운사이징 된 엔진…여전히 강력한 토크
쉐보레 캡티바 2.0 디젤은 기존 2.2리터급 터보차저 디젤엔진을 다운사이징해 배기량을 낮춘 모델이다. 최고출력은 21 마력 낮아졌지만 ECU 튜닝을 통해 2.2 모델과 같은 40.8kg.m의 강력한 토크를 발휘하도록 해 경쟁력을 높였다. 연비도 14.1km/l로 2.2 모델(13.9km/l) 보다 조금 향상됐다.
스티어링 휠은 유압식을 사용하는데, 핸들감은 조금 가벼운 편이다. 반면 브레이크는 묵직한 편이어서 주행 초기에는 약간의 이질감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곧 익숙해졌다.
◆여유로운 주행 성능…고속에서는 조금 아쉬워
유명산 인근의 오르막 길을 주행할 때도 캡티바의 성능은 만족스러웠다. 가파른 언덕에서 욕심을 내 속도를 높이려 했을 때는 조금 버거운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일상적인 주행 스타일로 운전을 하자 별다른 부족함 없이 안정적으로 경사진 산길을 올라갔다.
고속에서의 가속감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저속에서 완벽하게 차량을 받쳐주던 토크가 고속에서는 그 힘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느낌이다. 직선 구간에서 140km/l 이상의 속도에서는 가열찬 엔진음에 비해 속도계가 조금 더디게 움직였다. 캡티바 2.0 모델의 공차 중량이 2.2 모델에 비해 80kg 늘어난 탓도 있는 듯 하다. 이에 대해 한국GM 측은 기본 사양이 증가돼 차체 중량이 무거워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고속 주행이나 코너에서의 차체 안정성은 매우 우수했다. 이는 전자식 주행안정 제어장치(ESC)의 개입이 빠르기 때문이다. 고속 코너링이나 노면이 미끄러우면 상황에서 ESC가 재빨리 개입돼, 토크를 줄이면서 차체를 안정화 시킨다.캡티바 2.0에는 기존 모델과 마찬가지로 하이드로매틱 6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됐다. 변속감은 부드럽지만 운전 스타일에 따라서는 응답성이 조금 더디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디젤차 맞아? 정숙한 실내 "놀라워"
캡티바를 시승하며 가장 인상 깊은 점은 차체 정숙성이 매우 우수하다는 것이다. 최근 디젤 엔진 기술이 매우 발달해 진동, 소음이 크게 줄어들었다고는 해도 이 정도 정숙성은 놀랍다. 동급 최고 수준은 물론, 가솔린 모델보다도 조용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안전·편의 사양도 대만족
유로 NCAP에서 별 다섯 개를 받은 만큼 캡티바 2.0의 안전성은 매우 우수하다. 캡티바 2.0에는 운전석과 동승석, 사이드 및 커튼 에어백 등 총 6개의 에어백이 기본으로 장착됐으며, 3열 좌석까지 3점식 안전벨트를 적용했다. 1열 안전벨트에는 사고 시 에어백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한 듀얼 프리텐셔너가 장착됐다.
여기에 스티어링 휠에 장착된 에어컨 조작 버튼, 2·3열 시트를 손쉽게 접고 펴도록 한 이지테크 기능 등 다양한 편의 사양을 적용했다.
◆조금만 더 저렴하게 나왔으면…이 가격이 최선입니까?
개인적으로 캡티바 2.0 모델의 가장 아쉬운 점은 가격이다. 캡티바 2.0 모델의 가격은 2608~2826만원으로, 2.2 모델의 가격(2742~2941만원)에 비해 130만원 가량 내렸다(자동변속기 기준).
한국GM 측은 캡티바 2.0 모델을 출시하며 2.2은 활동적이고 레저를 즐기는 소비자들을, 2.0은 경제성과 실용성을 중요시 여기는 소비자들을 위해 만든 것 이라 밝혔다.
그러나 캡티바 2.0의 가격을 조금만 더 내려서 출시 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도 남는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국내 시장에서 보다 저렴한 가격에 출시 했더라면 현대기아차와 더욱 좋은 경쟁 구도를 만들며 판매량을 올릴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국GM 관계자는 "캡티바 2.0 모델의 가격은 탑재된 사양을 고려했을 때 절대 비싼 것이 아니다"면서 "경쟁 모델인 기아차 쏘렌토R에 비해서는 약 158만원, 현대차 싼타페에 비해서는 약 92만원 가량 저렴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전승용 기자 / car@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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