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드림카로 인기를 끌던 300 SL의 레이스 전용 모델로 개발 된 이 차는 이후 수많은 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벤츠라는 이름에 세계 제일의 자동차 회사라는 이미지를 각인 시킨 중요한 차량이 됐다.
이 차를 싣고 다니는 차는 시속 200km로 달리는 트럭이었다. 이 트럭마저도 '파란 괴물'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유명해졌는데, '이 차가 시속 200km로 달리면 이 위의 레이스카는 대체 얼마나 빨리 달릴 수 있다는 말인가'라며 당시 팬들은 매 그랑프리를 기대하곤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차의 마지막은 그리 좋지 못했다. 300 SLR은 르망24시 레이스를 달리던 도중 불의의 사고로 인해 관중석으로 돌진, 레이서와 관중 80명이 죽거나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인해 메르세데스-벤츠는 30년간 르망24시 레이스에 참가하지 않았다.
1990년대 이후로는 벤츠, BMW, 폭스바겐, 아우디 등 독일 자동차회사들이 신사협정을 맺고, 승용차들의 최고 속도를 250km까지만 표기하도록 했다. 불필요하게 최고속도를 경쟁하는게 자동차 회사로서는 손해가 더 크다는 이유에서다.
요즘 자동차회사들은 그저 필요한 만큼만의 성능을 내는게 당연한 것처럼 주장한다. 그저 팔릴만한 차만 만드는데 급급하다보니 10년전에 있던 4기통 200마력을 그대로 충분하다고 아직도 찍어낸다. 자동차를 총알만큼 빠르게 달리게 할 수 있다는 목표와 꿈. 300 SLR에서 보았던 패기와 도전이 이 시대에는 사라진 셈이다.
김한용 기자 / whynot@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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