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란성 쌍태아에서 치명적인 사망률을 보이는 쌍태아간 수혈증후군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법이 도입돼 태아 생존율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팀(신희철, 윤보현, 전종관, 박중신, 박찬욱)은 지난해 8월부터 태아내시경을 이용해 쌍태아간 수혈증후군을 치료하는 레이저 치료법을 국내 최초로 도입해 시술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쌍태아간 수혈증후군은 일란성 쌍태아에서 발생하며 치료하지 않는 경우 주산기 사망률이 80~90%에 이르는 위험한 질환이다. 최근 산모의 고령화와 함께 보조 생식술을 통한 임신이 증가하면서 늘어나는 추세다.
쌍태아간 수혈증후군은 일란성 쌍태아의 10~15%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의 쌍태아 빈도는 1981년 1000분당 10.02건에 머물렀으나, 2000년 16.65건, 2006년에는 23.80건으로 급격히 늘고 있다.
태아는 직접 산소와 영양분을 섭취할 수 없기 때문에 산모를 통해 이를 섭취하며 이때 산모와 태아 사이에서 연결해 주는 것이 태반이다.
태반 내에 두 태아간의 연결 혈관들이 존재하는데, 한쪽 태아의 동맥과 다른 쪽 태아의 정맥이 서로 연결되는 경우 쌍태아간 수혈증후군이 발생하게 된다. 동맥 쪽 태아에서 정맥 쪽 태아로 지속적으로 혈류가 공급돼 마치 한쪽 태아에서 다른 쪽 태아로 수혈을 해주는 것과 비슷한 양상이 되기 때문이다.
혈류를 공급해 주는 쪽 태아는 혈류 부족 현상이 나타나서 소변 양이 줄고 양수과소증과 저성장이 보인다. 반면 혈류를 받는 쪽 태아는 혈류 과다로 인해 심장에 부담이 오고, 온몸에 부종이 오며, 소변 양 증가로 인한 양수과다증과 체중과다가 온다.
기존 치료법은 양수감축술로 양수과다증이 발생한 태아의 양수를 제거해 산모의 호흡곤란을 해결해 주고, 조기 진통을 예방하는 정도에 국한됐으나 근본적인 치료법이 아니었다.
태아내시경을 이용한 레이저 치료법은 양쪽 태아를 연결하고 있는 혈관들을 없애기 위해 자궁 안에 태아내시경을 삽입한 후 레이저를 이용해 혈관 사이에 흐
박중신 교수는 “레이저 치료법은 병의 근본 원인인 양쪽 태아를 연결하고 있는 혈관들을 없애 개별적인 혈관시스템으로 나누는 것”이라며 “이 치료법이 보편화될 경우 최근 늘어나고 있는 쌍태아간 수혈증후군 태아들의 생존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문애경 매경헬스 [moon902@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