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현대차그룹에서 현대모비스로 발령 받았던 이정대 부회장이 10일만에 전격 사임했다.
23일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정대 부회장이 사퇴했다고 밝혔다. 건강상의 이유라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현대모비스로의 인사 발령에 반발한 것이라는 가능성도 놓지 못하고 있다.
충남 논산 출신인 이 부회장은 1981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에 입사, 정몽구 당시 현대정공 사장의 측근에 이른 인물로, 정몽구 회장이 현대차그룹 회장을 맡게 되면서 현대자동차 기획조정실장(사장), 경영기획 및 CL사업부담당 부회장을 역임했던 인물이다.
또 2008년 정회장의 비자금 사건때도 2년6개월 형을 선고 받아 실형을 살았고, 현대건설과의 합병 당시에도 재경 담당을 맡으며 합병에 대한 핵심 역할을 맡는 등 가신역할을 톡톡히 해온 인물이다.
그러던 중 10일 전인 지난 14일 현대모비스 부회장으로 발령됐으며 이에 대해선 좌천성 인사라는 소문이 돌더니, 돌연 사퇴라는 결과가 나타났다.
현대차 부회장의 깜짝 인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근 현대차그룹에서는 부회장들의 사퇴가 줄잇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해 3월 이현순 전 연구개발(R&D) 총괄 부회장이 돌연 사임하더니 지난해 12월엔 정석수 현대모비스 부회장과 김창희 현대건설 부회장이 고문으로 위촉됐고, 올해 1월 윤여철 부회장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현순 전 부회장은 84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해, 알파엔진 등 현대차의 핵심 자동차 기술을 개발하며 회사의 부흥을 이끌어낸 인물이다. 당시 이 부회장은 고문직으로 보직이 변경되자, 얼마 지나지 않아 스스로 사퇴하고 지금은 두산인프라코어에서 전차용 엔진 개발의 기술고문직을 맡고 있다.
이같은 경영진 퇴진에 대해서 정몽구 회장의 시대를 접고 정의선 부회장 체제로의 개편이 가시화 된 것이라는 해석이 끊임 없이 제기 돼 오고 있다.
김한용 기자 / whynot@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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