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출시된 수입차들을 살펴보면 완전한 신모델이거나 엔진교체, 편의사양 추가 등 상품성을 대폭 향상했음에도 가격을 동결하거나 오히려 낮추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국산차 브랜드 들은 별다른 이유없이 판매 가격을 높이는 경우도 많아 소비자들 눈쌀을 찌푸리게 한다.
◆ 국산차 가격 상승…K5는 7개월 새 70만원 올라
지난 7일, 기아차는 새로운 2.0리터 누우 CVVL 엔진과 주차 조향 보조시스템,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등 첨단사양이 적용돼 상품성과 편의성이 개선된 2013년형 K5를 출시했다.
앞서 기아차는 2010년 4월 K5를 출시했다. 당시 판매 가격은 2.0리터 모델은 2145만원~2725만원이었다. 기아차는 일 년이 지난 후 2012년형 K5를 선보였지만 당시 가격은 5만원 정도만 인상됐다.
현대차는 2010년 6월 2011년형 쏘나타를 출시했다. 2.0리터 모델의 가격은 2172만원~2798만원. 지난해 7월 출시된 2012년형 쏘나타의 2.0리터 모델의 가격은 2190만원~2800만원이다. 가격은 2만원~18만원 상승했다. 지난 6일 출시된 2013년형 쏘나타 2.0리터 모델의 가격은 2210만원에서 2820만원으로, 이전 모델에 비해 20만원 상승했다.
2년만에 기아차 K5는 70만원, 쏘나타는 22만원~38만원의 가격이 오른 셈이다.
르노삼성차도 지난해 9월 2012년형 SM5를 출시하면서 종전 모델에 비해 트림별로 10만원에서 40만원 가격을 인상했다.
◆ 싼 엔진으로 바꾸고 가격은 올려?
2013년형 K5와 쏘나타는 엔진을 바꾼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기존 세타2엔진에서 누우 CVVL로 변경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신형 쏘나타와 K5에는 원가가 저렴한 누우엔진을 장착하고도 GDI등 별다른 장비를 장착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생산 원가는 낮아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엔진 가격은 낮추고도 차량 가격을 올렸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차량 가격이 오른것 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다양한 편의사양을 기본 장착해 상품성을 높인 것”이라며 “여러 편의 사양을 추가로 장착하면서도 가격 상승 폭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3년형 K5에는 엔진 변경 외에도 주차 조향 보조시스템, 전자식 파킹브레이크, ISG 시스템, 오토 디포그, 운전석 통풍시트, 열선 스티어링휠, 자외선 차단 전면유리 등이 장착됐다. 특히 제일 하위 트림 모델에도 뒷좌석 중앙 3점식 시트벨트, 후방 주차보조 시스템, 액티브 헤드레스트, 크루즈 컨트롤 등을 기본으로 적용했다고 기아차 측은 설명했다.
쏘나타에도 섀시통합제어 시스템(VSM)을 전 모델에 기본으로 적용했다. 또 ISG 시스템을 옵션으로 추가할 수 있도록 했다고 현대차 측은 설명했다.
◆ 혼다 CR-V, 도요타 캠리는 가격 내려
혼다코리아는 지난해 12월 신형 CR-V를 출시했다. 신형 CR-V는 풀체인지된 4세대 모델로 내외관 디자인, 엔진 등 모든 것이 새롭게 변했다.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22.6kg·m의 성능을 발휘하는 2.4리터 i-VTEC 엔진이 장착돼 기존 모델보다 최고출력은 20마력, 최대토크는 0.2kg·m 향상됐다. 연비는 약 11% 개선됐다. 또 실내 디자인이나 공간 활용성도 크게 개선됐다.
한국도요타는 지난달 18일, 신형 캠리를 출시했다. 신형 캠리는 풀체인지된 7세대 모델로 전량 미국에서 생산된다. 2.5리터 직렬4기통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채택한 가솔린 모델의 경우, 기존 엔진의 경량화와 효율화에 성공해 출력과 연비 모두 향상됐다.
신형 캠리 가솔린 모델의 가격은 3390만원이다. 이전 모델에 비해 최고출력은 6마력, 연비는 약 6.6% 향상됐지만 100만원 저렴해졌다.
◆ 국산차는 판매량 줄고 수입차는 판매량 상승
국산차와 수입차의 가격 동향은 실적으로도 그대로 드러났다. 지난달 국산차의 판매량은 크게 줄어든 반면 수입차 시장은 여전히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달 국내 완성차 5개 업체의 내수 판매는 총 9만6448대로 전년 동기 대비(12만577대) 20.0% 줄었다. 또 지난해 12월(12만9497대)에 비해 25.5% 판매량이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과 설 연휴 영업일수 감고로 인해 국산차 내수 판매 실적이 크게 줄었다.
국산차 내수 판매가 크게 줄어든 반면 수입차 시장은 활발한 모습이다. 지난달 수입차 신규 등록 대수는 9441대로 전년 동비 대비 9.0% 증가했다. 또 지난해 12월에 비해서는 19.%가 증가했다.
수입차 관계자는 "수입차를 구매하는 소비자층은 경기 침체에 영향을 덜 받은 것도 있지만 인기가 높은 신차가 낮은 가격에 출시돼 소비 심리를 자극했다"고 말했다.
김상영 기자 / young@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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