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끝에 내린 함박눈으로 곳곳이 빙판이다. 곳곳에 숨은 빙판길로 인해 겨울철 노인들에게 많이 발생하는 부상이 바로 압박골절이다.
압박골절이란 외부의 강한 힘에 의해 척추의 모양이 변형되는 골절의 형태를 말하는 것으로 노인의 경우 노화로 인해 골밀도가 저하되면서 작은 충격에도 골절이 생기기 쉽다.
여기에 추운 날씨로 근육이 경직되고 두꺼운 옷을 입어 움직임이 둔해지면 낙상의 위험이 더욱 증가한다. 실제 낙상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다른 계절보다 12~1월 사이에 2~3배 급증한다.
척추관절전문병원인 더조은병원 도은식 대표원장은 "통계적으로 65세 이상 노인의 30% 정도가 낙상을 당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한 번 낙상 경험이 있는 노인이 다음해 사고를 당하는 비율도 70%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증상은 대부분 심한 요통으로 나타난다. 꼼짝할 수 없을 정도로 등과 허리에 통증이 생기는 것이 특징. 돌아눕기 조차 힘들며 자리에서 일어나거나 걸으면 심한 통증이 느껴진다. 허리가 약해져 몸이 점점 앞으로 굽는 것은 물론 통증이 가슴, 아랫배, 엉덩이까지 뻗어나가 보행 및 일상생활이 어려워진다.
또한 재채기를 하거나 단순히 호흡을 하는 것만으로도 통증이 유발될 수 있다. 통증이 심하다 보니 장시간 누워 지내는 경우가 많고, 그에 따른 욕창 등의 합병증 위험도 높다.
도 대표원장은 “넘어지면서 약해져 있던 척추 뼈가 주저앉게 되면서 심한 통증을 유발한다”며 “통증과 함께 허리가 구부러지는 경우에는 정확한 진단과 함께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진단은 X-ray를 통해 척추 뼈가 찌그러진 상태를 확인한 후, 골다공증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골밀도 검사를 실시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보다 정밀한 검진과 신경압박의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MRI 검사도 필수다.
특히, 70세 이상의 압박골절은 12% 정도에서 하반신 마비가 동반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검사 뒤에 수술적 치료가 필수적이다.
수술치료의 방법으로는 주사바늘을 이용해 금이 간 부위에 뼈에 쓰는 골 시멘트를 주입하는 ‘추체성형술’ 이 있다. 조기에 통증이 감소되며 수일 내 보행이 가능해지므로 장기간의 침상 안정으로 인한 근력약화와 골밀도 감소를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노인의 경우 척추 수술에 대한 부담이 치료를 어렵게 만드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더조은병원은 ‘수면부위마취’를 통해 수술이 고령층도 안전하게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수면부위마취란 전신마취가 아니며 수술에 필요한 부위만 마취하는 것으로 환자가 스스로 호흡을 조절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심장이나 폐 기능도 그대로 유지된 채 수술이 이뤄지는 것이다. 따라서 전신마취에서 올 수 있는 여러 합병증에 대한 위험이 낮아졌고 심장병이나 고혈압, 당뇨와 같은 만성 내과 질환을 가진 고령층도 수술이 가능하다.
도 원장은 “다른 질환도 마찬가지이듯,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며, “낙상은 평소 적절한 운동을 통해 근력, 민첩성, 균형감을 기르면 부상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걷기나 등산 등 가벼운 유산소 운동이 도움이 된다. 또한 눈이 많이 내려 길이 미끄러운 날에는 가급적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외출을
더불어 외출 시 가급적 얇고 따뜻한 기능성 옷을 입어 유연성을 증가시키는 것이 좋다. 제때에 충분한 영양분을 고루 섭취해 주고 골다공증이 있는 경우에는 철분이 많이 함유된 음식과 종합 비타민 등을 평소에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김병수 매경헬스 [sskbss@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