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는 김 모씨. 옷깃만 스쳐도 극심한 통증을 느껴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기를 며칠. 피로감에 몸을 누여보지만, 통증 때문에 쉽사리 잠이 들지 못하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그의 병명은 대상포진. 얼마 전부터 얼굴과 가슴 등에 물집이 잡혔지만 그저 피부병으로 생각하고 넘긴 것이 화근이 됐다. 대상포진은 조기에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김 씨의 경우처럼 신경통으로까지 번진다.
대상포진은 수두바이러스(Varicella-Zoster virus)에 의해 물집이 발생하는 신경질환이다. 원인이 되는 수두바이러스는 어릴 때 수두를 앓은 사람의 몸에 남아 있는 것으로 특정 신경세포에 숨어 있다가 몸의 저항력이 일시적으로 약해지면 재생해 신경섬유를 따라 이동하면서 증세를 일으킨다.
많은 경우 병적인 증상은 피부에 국한되어 나타나기 때문에 피부병으로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치료시기를 놓치면 극심한 대상포진 후 신경통에 시달리기도 하고 면역력이 크게 떨어져 있는 환자에게서는 전신으로 퍼지기도 한다. 대상포진은 어린아이의 경우 가려움증을 호소하고 어른의 경우 바늘로 찌르는 듯 한 극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강남 기찬신경통증의원 김찬 박사는 “초기 증세만 보고 단순한 피부병으로 생각, 적극적으로 치료하지 않으면 증세가 전신에 나타나고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해야 할 정도의 극심한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항바이러스제, 신경통약물, 신경치료를 병행해야 진행을 막고 완치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병을 키우지 않으려면 조기에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상포진의 경우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면 50대 환자의 50%, 80대 환자의 80%에서 신경통으로 진행
김 박사는 특히 평소 생활습관을 강조했다. 그는 “대상포진은 감기처럼 바이러스에 의한 질병이므로 면역력이 약해지면 발병하기 쉽다”면서 “규칙적인 생활습관과 운동, 균형 잡힌 식사, 정기적인 휴식으로 면역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병수 매경헬스 [sskbss@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