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에도 땀을 줄줄 흘리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다한증 환자다. 더우면 땀을 흘리는 것이 당연한 생리현상이지만 추위와 다한증은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다. 하지만 다한증 환자들은 계절적인 편차가 별로 없으며 겨울은 오히려 추위 때문에 더 불편하다고 호소한다.
왜일까. 바로 실내외 큰 온도 차이에 적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춥다고 실내온도를 높게 하면 땀이 나는 것은 여름철과 매한가지일 뿐만 아니라 수족다한증 환자는 땀이 난 상태에서 찬바람에 오래 노출되면 자칫 동창(凍瘡)에 걸릴 수도 있다. 겨드랑이 다한증 환자는 땀에 젖을까 봐 두꺼운 옷을 함부로 입지도 못한다. 더운 실내에 들어갔다가 외투를 벗을 타이밍이라도 놓치면 그야말로 낭패다. 설상가상 냄새까지 심하면 현장을 벗어나지 않는 한 외투를 벗기는 어려울 것이다.
땀 분비가 많은 질환인 ‘다한증’은 갱년기장애, 당뇨병, 비만 등 선행 질환이 있는 ‘속발성’과 특별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원발성’으로 나뉜다. 치료가 까다로운 쪽은 역시 원인불명의 원발성 다한증이다. 서양의학에서는 교감신경을 절제하거나 보톡스를 투여하는 등 주로 해당 부위의 땀을 멈추게 하고 줄이는 쪽에 초점을 맞춰 치료한다. 다한증을 신경전달의 과민반응에 의해 생기는 자율신경계의 이상 현상으로 추정하고 있어서다.
한의학적인 원인 역시 서양의학과는 크게 다르지 않다. 자율신경계의 이상 현상을 한의학에서는 심장의 기능이 떨어지거나 과잉된 것으로 파악한다. 혈액을 펌프질하는 심장의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말초기관으로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손발이 차가워지면서 땀이 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치료에 대한 접근은 확연하게 다르다. 한방 다한증치료는 특정 부위의 땀을 멈추게 하고 줄이는 것이 아니라 몸 전체에 골고루 분산시키는 데 있다. 땀의 양을 억지로 줄이다 보면 자칫 체온조절장치로서의 본래 기능이 상실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술을 통해 땀을 차단하는 것도 예측이 어려운 다른 신체 부위에서 땀이 나는 ‘보상성 다한증’을 유발할 수 있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따라서 우선 심장의 기능을 안정시키고 강화하는 데 이어 체질의 약점을 보완하는데 주안점을 둔다. 다한증 한방치료의 기본은 한약이다. 이는 기혈을 보충하고 피부의 재생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이 한약은 정제과정을 거쳐 ‘약침’을 통해 피부에 주입되기도 한다. 약침은 한약과 침의 장점이 결합된 치료법으로, 피부세포의 직접적인 자극을 일으켜 기혈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긴장하면 땀이 난다. 손에도 땀을 쥐게
[생기한의원 박치영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