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본부를 둔 최초의 국제기구인 국제백신연구소(IVI)의 신임 사무총장으로 크리스티앙 루끄 박사가 19일 취임했다. 루끄 사무총장은 앞으로 4년간의 첫 임기를 수행하게 된다.
IVI는 서울대 연구공원에 위치한 IVI 본부에서 120 여명의 국내외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19일 취임식 행사를 개최했다.
주요 참석자로는 라그나 노르비 IVI 이사장, 김봉현 외교통상부 다자외교조정관, 서유미 교육과학기술부 국제협력국장, 백지아 외교통상부 국제기구 국장, 랜스 고든(Lancer Gorden) 빌&멜린다게이츠 재단의 감염성질환담당 부국장, 조동성 IVI 한국후원회 회장, IVI 설립협정 서명국 대사 및 주한 외교사절 등이 자리했다.
루끄 박사는 “IVI 사무총장직을 맞게 돼 대단히 영광스럽고 기쁘다”며 “IVI는 설립 이후 연구개발, 역학, 백신 현지생산과 보급 등의 모든 영역에서 지구촌 저개발국 어린이들의 감염성 질환을 예방하는데 필요한 다양한 백신학 분야의 선도적 기관으로 성장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신임 사무총장으로서 개발도상국의 감염성 질환을 막는 노력에서 IVI가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랑스 태생인 루끄 박사는 일생을 백신분야에서 활동해 왔다. 그는 알제리, 벨기에, 중국, 인도, 미국, 영국 등 여러 국가에서 의학, 백신, 제약 및 국제보건 부문을 아우르는 전문 경력을 갖고 있다.
또 중국, 인도, 태국 등에서 백신 기업을 경영한 바 있으며,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사노피 파스퇴르 등 다국적 백신 기업에서 근무한 바 있다.
최근에는 미국의 세계적 국제 보건의료 기구인 ‘PATH’ 산하 (백신) 제품개발 협의체(PDP)인 ‘말라리아백신사업단(MVI)’의 단장을 역임했다.
특히 MVI는 GSK 및 11개 아프리카 연구팀과 공동으로 7개 국 11개 지역에서 말라리아 후보 백신의 대규모 임상 시험을 주도하여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최근 중간보고 결과 이 후보 백신이 말라리아 감염을 절반으로 줄이는 것으로 나타나, 말라리아를 효과적으로 막는 최초의 백신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노르비 이사장은 “IVI는 루끄 박사와 같은 역량 있는 인물을 신임 수장으로 맞게 돼 큰 행운”이라며 “세계 공중보건과 백신 업계에서 쌓아온 탁월한 전문성과 이력으로 루끄 박사는 IVI가 국제기구로서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도록 방향을 이끄는데 이상적인 지도자”라고 강조했다.
국제 보건계에서 개발도상국 지역에 백신의 사용을 확대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루끄 박사의 IVI 사무총장 취임은 시의 적절하다는 평가이다.
빌&멜린다 게이츠의 주도하에 저개발국을 위해 백신의 발굴, 개발 및 보급을 위한 ‘백신의 10년 (Decade of Vaccine)’ 캠페인은 각국 정부, 민간부문 및 공공 부문의 참여를 유도하는데 주요한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월과 올 9월 이명박 대통령과 빌 게이츠 ‘게이츠 재단’ 이사장의 회동과, 2009년 한국의 국제원조 선진국의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가입 등으로 한국은 세계보건 분야에서 주요 관심대상국이 되고 있다.
한국 정부는 IVI의 유치국으로서 첨단 시설을 갖춘 본부건물과 연간 운영비의 일부를 제공함으로써 IVI가 범세계적인 사명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해왔다.
한국이 1990년대에 IVI를 유치했을 때, 한국은 전쟁 전후 국제사회에서 받은 원조에 보답하고자 노력해오고 있다.
루끄 사무총장
한석영 매경헬스 [hansy@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