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도쿄모터쇼에서 프레스컨퍼런스를 실시하자 일본인 기자들이 너무 많이 몰려들어 인근 부스가 마비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일본인들의 위기감을 보여주는 헤프닝이다.
현대차는 지난 30일 일본 도쿄빅사이트에서 개최된 도쿄모터쇼에서 대형버스 '유니버스'의 부분변경모델을 내놓고 프레스컨퍼런스를 열었다.
현대차는 도쿄모터쇼에 출품한 다른 완성차 업체들과 달리 버스 단 한대만 놓고 부스를 꾸며 주변을 의아하게 했다. 그 흔한 여성 모델 한명조차 서 있지 않았다. 한국 기자들은 주변 부스에 비해 너무 초라해 보인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도쿄모터쇼 현대차 유니버스 전시부스. 하지만 막상 11시에 프레스컨퍼런스가 시작되자 1천여명의 일본인 기자들이 몰려들었다. 이로 인해 주변 마쓰다 부스도 영향을 받았고, 도요타 상용차인 히노 부스 등은 기자들이 침범해 완전히 마비되고 말았다.
일본 기자들은 최한영 상용차 담당 부회장의 평이한 인사말부터 한마디도 놓치지 않기 위해 수첩을 꺼내들고 바쁘게 필기를 하고 있었다.
일본인들이 버스 한대 전시된 부스에 왜 이리 관심을 갖는지 의아했다. 이에 대해 산케이 신문의 한 기자는 "세계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소니 등 일본 전자 기업들을 추월해버린 것 처럼 현대기아차가 도요타를 추월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현대기아차가 너무 위협적이기 때문에 중요하게 취재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프리젠테이션이 끝나자 이 기자는 최한영 부회장에게 다가가 "현대차가 다시 일본에 진출할 계획은 없는가"라며 집요하게 물었다. 그러자 최 부회장은 "일본에 팔 차가 없다"고 응수했다. 일본자동차 시장의 주력인 600cc 경차도 없지만, 이미 세계 시장에 현대차 공장 최대 생산물량이 모두 팔리고 있어서 일본에 팔 물량이 부족하다는 의미기도 하다.
일본인 기자들이 현대차 유니버스 부스 앞에 몰려들었다. 한편, 이번 전시는 현대차 중 상용차에 국한된 것으로, 승용차 부문은 지난 2009년 판매 부진으로 인해 일본에서 철수한 바 있다. 현대차는 일본 시장에 트럭을 판매하기 위해 버스 등 상용차부문에 한쪽 발을 담그고 있는 형국이다. 최한영 부회장 또한 "대형버스는 일본 시장에서 수요 자체가 없다"면서 "조만간 트럭을 판매하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한용 기자 / whynot@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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