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사회로 진입함에 따라 점차 노령인구가 증가하면서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인 퇴행성 관절염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퇴행성 관절염이란 무릎 관절의 과도한 사용으로 무릎관절의 뼈를 감싸고 있는 연골이 마모되어 연골 밑의 뼈가 노출되고 관절 주변 조직에 염증 및 변형이 생겨 관절의 통증과 운동제한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치료로는 약물요법, 물리치료, 운동요법, 관절 내 주사 요법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으며 초기 관절염이면, 이러한 치료만으로도 정상적인 활동이 가능하다. 하지만 치료 시기를 놓쳐 말기 관절염까지 진행됐을 때는 위의 언급한 치료로는 전혀 효과를 볼 수 없으며 쉬거나 잠을 잘 때에도 극심한 통증으로 고통을 받게 된다.
이럴 때에는 제 기능을 잃고 통증만 유발하는 기존의 문제 관절을 새로운 인공관절로 교체하여 관절의 운동 기능을 회복시키고 통증을 없애는 인공관절 치환술을 시행하게 된다. 인공관절 치환술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말기 퇴행성 관절염 환자에게 가장 많이 시행되는 수술 중 하나이며 성공적인 수술 후엔 통증 없이 생활할 수 있다.
노령환자들의 인공관절 치환술이 보편화됨에 따라 수술 후 발생하는 합병증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인공관절 치환술 후 가장 흔한 합병증은 정맥혈전색전증이다. 정맥혈전색전증이란 많은 양의 혈액이 심장으로 돌아가는 통로인 심부정맥이 피떡(색전)으로 막히고, 이 탓에 정맥순환의 장애가 발생하는 질환이다. 원인으로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장기간 앉아 있거나 오랫동안 움직이지 못하고 누워 있을 때(정맥혈류의 정체), 두 번째는 혈액의 점도가 높거나 쉽게 굳어지는 성질을 갖고 있을 때(과응고성), 세 번째는 혈관 벽에 상처가 생겨(혈관 내막의 손상) 이를 중심으로 피떡(혈전)이 발생할 때다. 특히 외상이나 수술 후, 임신, 혈전증의 과거력이 있는 경우, 비만한 여성이면 발생 빈도가 높다.
정맥혈전색전증이 발생했을 때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으로는 하지의 통증, 한쪽 다리의 부종, 온열감, 걸을 때 장딴지의 통증 등이 있다. 하지만 정맥혈전색전증이 발생하였다 하더라고 전형적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는 환자는 정맥 도플러 초음파 검사나 컴퓨터 단층촬영(CT)을 통해 확진하게 된다.
일단 정맥혈전색전증이 의심되면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치료의 목적은 폐색전증과 만성적인 정맥 허혈의 예방이다. 우선 부어 있는 다리를 심장보다 높이 올려주고 압박 스타킹을 착용시키는 물리적 요법을 시행하고, 혈전의 발생 및 진행을 막기 위해 와파린, 헤파린과 같은 항응고제를 사용하게 된다.
이미 생긴 혈전 제거를 목적으로 혈전 용해제를 사용하거나 기계적 혈전 제거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또한, 심부정맥에 생긴 혈전이 떨어져 나와 혈류를 타고 폐동맥으로 가서 발생하는 폐색전증을 예방하기 위하여 하대정맥에 필터를 설치하는 하대정맥 필터 삽입술을 시행하는 예도 있다.
인공관절을 받는 노령환자는 정맥혈전색전증이 발생할 위험인자를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치료와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물리적인 요법과 약물요법을 통해 예방할 수 있는데 우선 물리적 요법으로는 환자를 수술 후 최대한 빠른 시기에 거동하게 하는 것과 거동이 어려운 상태의 환자라면 정맥혈류의 정체를 예방하기 위하여 발목 관절을 접었다, 피는 반복 운동을 시키는 것이 도움된다.
대퇴 정맥의 혈류 속도를 일정하게 증가시키기 위한 압박 스타킹의 착용, 공기압을 이용해 하지 정맥을 간헐적으로 펌프질하여 정맥혈류 정체를 방지하는 간헐적 공기 압박법도 고려할 수 있다.
약물요법으로는 항응고제를 사용하게 되는데 출혈을 증가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예방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용량을 조절하게 된다. 작용 기전에 따라 다양한 약물이 있지만, 요즘엔 기존의 항응고제의 단점을 극복한
리바록사반은 기존의 주사제의 불편감을 없앤 경구용 약물이며 1일 1회 복용만으로 뛰어난 항응고 효과를 볼 수 있다. 혈액응고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제 10a 인자를 직접적으로 저해하는 작용을 하며 치료 용량의 범위가 넓어 용량 조절이나 혈액학적 모니터링이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다.
[부천순천향병원 임수재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