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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실외보다는 헬스클럽에서 바벨이나 덤벨 등을 이용한 웨이트트레이닝(근력 운동)을 하는 이들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근력 운동이 기초대사량 증가와 근위축 방지, 골밀도 강화 등 의학적으로도 다양한 장점을 가진 것이 사실이지만 사소한 습관이나 운동법이 오히려 척추나 관절에 이상을 유발할 수도 있다.
우선 잘못된 운동 상식의 대표적인 예로 허리보호대의 습관적 사용을 들 수 있다. 일반적으로 숙련자를 제외한 사람 대부분은 ‘데드리프트(서서 무릎을 편 채 역기를 허리 위까지 들어 올리는 동작)’나 ‘스쿼트(어깨에 역기를 올리고 앉았다 일어서는 하체운동)’처럼 하중이 큰 바벨을 들 때면 하나같이 허리보호대를 착용하곤 한다. 운동 중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허리보호대가 추간판이나 허리 및 옆구리 근육과 골격을 보호하는 효과가 미비하고 오히려 복부를 압박해 운동 시 뱃속의 압력을 상승시켜 디스크의 수핵을 탈출시킬 수 있다.
이를 ‘발살바 효과(Valsalba effect)’라고 하는데, 호흡 중 갑자기 힘을 쓸 때, 흉부압력은 올라가고 반대로 복압은 상승하는 현상을 말한다. 호흡, 혈관, 근육 등과 상호연계 돼 있기 때문에 근력 운동 외에도 관악기를 불거나 대변을 보다가도 발생한다.
이 때문에 허리보호대는 척추질환기왕력이 있는 사람이나 과거 허리수술 경험자, 운동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 등이 운동 초반에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 허리 근육이 어느 정도 발달한 이후 보호대 의존 없이 순수하게 허리 근육을 발달시킬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운동 강도를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실제로 웨이트트레이닝이 발달한 미국이나 유럽의 피트니스전문가들도 비슷한 이유로 이미 수년 전부터 허리보호대의 사용을 지양하는 분위기다. 허리 척추 질환 입문서로 잘 알려진 ‘맥납의 요통’에서도 만성적인 보호대착용이 척추기립근과 척추 주변 근육과 인대를 약화시키기 때문에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또 다른 대표적 오해 중 하나는 풀업(턱걸이)운동이 부상위험이 없고 초보자도 쉽게 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물론 턱걸이가 다른 운동에 비해 특별한 호흡법이나 운동법이 없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척추의 경부와 요부가 뒤로 휘어진 ‘척추후만증’ 소인을 가진 사람은 제외된다.
만약 척추후만증 증세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턱걸이를 포함해 덤벨이나 바벨을 어깨 위로 드는 상지운동은 척추의 만형을 가속화해 허리는 더욱 굽어지고 목은 앞으로 나오는 거북목증후군을 유발해 목 디스크까지 가져올 수 있다.
이 밖에도 하체운동인 ‘런지(덤벨을 들고 양 무릎을 번갈아 굽히는 운동)’는 남녀 모두가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운동이지만 고관절통이 있을 경우 제외해야 한다. 특히 운동 강도를 높이기 위해 보폭을 크게 하면 둔근의 자극이 커져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불행히 척추나 관절질환은 실질적으로 추간판 탈출과 염증 등으로 통증이 나타나기 전까지 이렇다 할 전조증상을 감지하기 어렵다. 다만, 평소 허리나 목 관절 등에 한 달 간격으로 통증이 3~4회 이상 나타나거나 노동이나 운동 같은 육체 활동이 없어도 통증이 지속된다면 MRI/CT 검사와 이학검사 등을 통해 근골격의 구조적 이상을 조기에 발견해 교정하는
현재 의료과학의 발달로 척추의 구조적 이상이 심하지 않다면 불균형적인 근육을 바로잡는 도수치료를 통해서도 이를 수술 없이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또 추위로 관절탄력이 떨어지고 근육이 긴장된 상태로 있기 때문에 근력 운동 전 충분한 스트레칭과 준비운동은 부상 및 척추‧관절 통증에 도움된다.
[하이병원 김인철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