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세 남자인 환자인 김 모 씨는 8년 전부터 식이 섭취에 장애가 생기면서 체중이 20킬로그램 이상 줄고 5년 전부터는 죽과 물은 물론 침을 삼키기도 어려웠다.
진단 결과, 식도가 깔때기 모양으로 바뀌어 음식물을 제대로 삼킬 수 없는 식도무이완증이라는 다소 희귀한 병을 앓고 있었던 것이다.
그동안 뾰족한 치료법을 찾지 못하다가 최근 조주영 인하대병원 교수팀을 만나 11월 1일 내시경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3일 후부터 죽을 먹기 시작했고, 5일 후부터는 보통의 사람들과 똑같은 식사를 하고 있다.
김 씨는 “전에는 침조차 삼킬 수가 없었는데 마취에서 깨어나자마자 바로 침을 삼킬 수 있었다. 너무 행복하고 새로운 삶을 찾은 것 같았다”고 말했다.
국내 최초로 식도의 기능이상으로 음식물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식도무이완증 환자들에게 새로운 삶을 줄 수 있는 내시경 수술법이 성공했다.
조주영 순천향대학교병원 교수팀(소화기내과)이 최근 식도무이완증 환자의 식도 점막에 구멍을 내고 식도근육을 절개하는 경구내시경 근절개술에 성공했다.
식도무이완증은 식도 내부 평활근 운동 질환으로 음식을 삼킬 때 정상적인 하부 식도 조임근의 이완이 없고, 중간부위에서는 식도가 연동운동을 하지 못해 음식물을 삼킬 수 없게 되는 증상이 특징이다.
식도가 깔때기 모양으로 바뀌고 완전히 제 기능을 못하기 때문에 식도 내부에 음식물이 고이고 통증을 유발하며, 심하면 식도암까지 일으키는 질환이다. 국내에서는 매년 500여명의 환자가 보고되고 있으며, 인구 10만 명당 1명의 발생률을 보이는 병이다.
조 교수팀은 경구 내시경 근절개술로 불리는 수술을 사용해, 식도무이완증 환자를 치료했다. 이 수술은 내시경을 이용하기 때문에 몸에 흉터를 남기지 않는 것이 큰 장점이다. 또 선택적으로 근육을 절개하기 때문에 수술에 대한 환자의 부담이 적고 회복기간도 짧다.
기금까지 식도무이완증은 보툴리늄 독소(보톡스)주입법이나 내시경 풍선확장술, 외과적인 수술로 치료를 해왔다. 그러나 보튤리늄 독소 주입법은 치료효과가 일시적이고 재발률이 높다. 풍선확장술 역시 식도에 구멍이 생기거나
조 교수는 “경구 내시경 근절개술은 일본에서도 한 개의 대학병원에서만 시행하고 있을 정도로 어려운 시술로 알려져 있고, 국내에서도 시도가 있었지만 완벽하게 성공한 것은 이번 사례가 처음”이라며 “식도무이완증 환자들에게, 새로운 삶을 찾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석영 매경헬스 [hansy@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