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이 대한민국 사무직직장인들의 신종 직업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명이란 외부에서 소리의 자극이 없는데도 바람, 금속, 풀벌레, 전파 등의 소리가 들린다고 느끼는 일종의 귀 울림 질환이다.
서양의학에서 아직 뚜렷한 이명의 발병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지만, 한의학에서 ‘이명’은 전신 질환으로 본다. 이명 환자 대부분이 발병 당시 공통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과로를 하거나 수면부족에 시달리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어깨와 뒷목 경직, 비염, 안구충혈, 불안증 등 다양한 동반 증상을 호소한다. 이처럼 면역력이 떨어지면, ‘이명’ 증상이 동반한다.
사무직직장인들이 이명에 잘 걸리는 이유도 바로 여기 있다. 스트레스는 물론 과로, 잦은 음주, 운동부족으로 면역력이 저하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 30~50대 이명 환자 240명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서 사무직군이 45.4%(109명)로 노동직군 20.4%(49명)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이런 사무직 이명 환자들의 치료는 의외로 단순하다. 면역력을 한껏 높여 주면 상당 부분 해결된다. 그런 점에서 스테로이드제와 신경안정제로 대표되는 서양 의학적 치료보다는 한약과 약침 등을 통해 열을 내리고 기혈순환을 촉진하고, 신장과 간장의 기운을 보충하는 한방치료가 더 효과적이라 생각한다.
특히 머리와 안면에 몰린 열을 내리는 것이 가장 우선이다. 상승하는 성질의 ‘열’이 혈류의 흐름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그대로 놔두면 달팽이관의 청각 세포를 파괴한다. 또한, 기운을 강화하는 보약부터 복용하면 치료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거나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이명 환자 모두가 머리와 얼굴에 열이 많은 사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적외선 체열진단을 해보면 4명 중 1명은 몸이 차가운 사람들이다. 몸이 차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체내 구석구석에 산소와 영양소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해 면역기능이 저하한다. 뇌와 귀로 가는 혈류량에도 영향을 미쳐 청각기능 이상을 가져올 수 있다.
이명은 내버려두면 커진다.
[마포소리청한의원 변재석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