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7은 주행 중 특별하게 느껴지는 장점이나 놀랄만한 특징이 있는 차량은 아니다. 하지만 주행을 마치고 시동을 끄면 여운이 남는다. 딱히 정의할 수는 없지만 묘한 매력이 느껴진다. 경쟁차량과 제원표를 따져보며 비교해도 특출한 부분이 많지 않다. 그렇지만 시승 후 느낌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SM7의 콘셉트카가 공개되자마자 큰 화제가 됐다. 기존의 SM7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고 세련됨과 고급스러움을 두루 갖췄다. 양산된 차량도 콘셉트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둥글둥글한 외관, 범퍼와 일체형인 싱글프레임 라디에이터 그릴, 날렵한 테일램프는 개성이 뚜렷하다. 아우디와 유사하다는 지적을 피할 수는 없겠지만 부드러움만은 한수 위다.
모난 부분이 한 곳도 없다. 매끈하게 다듬어진 차체는 돌고래를 연상시킨다. 당장이라도 물살을 가르며 헤엄치기 좋은 구조다. 실제 주행에서도 공기저항에 이점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곡선을 살려 디자인 돼서 그런지 여성스런 느낌도 든다.
운전자는 운전하면서 앞차의 뒷모습을 가장 많이 보게 된다. 그래서 뒷모습은 매우 중요하다. SM7의 뒷모습은 매우 인상적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에서 날라 온 모습이다. 보는 이들의 뇌리에 각인되기 충분하다. 날렵한 테일램프와 트렁크를 가로지르는 크롬 장식, 듀얼 머플러의 디자인은 개성이 뚜렷하다.
◆ 동급 최고 수준의 실내…'사장님 모셔도 충분'
앞에서도 언급했듯 휠베이스가 짧지만 실내 공간은 매우 넓다. 뒷좌석에서는 남성이 다리를 꼬고 앉을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하다. 머리 공간이나 어깨 공간도 부족함이 없다. 경쟁 차종에 비해 실내의 안락함이나 거주성은 우수하다.
또 BMW, 아우디 등의 고급 차량에 볼 수 있는 조그셔틀(돌리고 누르는 형식의 조작장치)이 기어박스 쪽에 위치했다. 내비게이션을 포함한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조작할 수 있다. 운전 도중에 몸을 앞으로 굽혀 내비게이션 화면을 터치하는 것보다 안전성에 유리한 점은 있다. 하지만 버튼이 너무 많아 시승하는 내내 적응이 되지 않아 사용빈도도 낮았고 사용감도 썩 좋지 못했다.
SM7은 2.5리터, 3.5리터 모델로 판매된다. 2.5리터 V6 VQ 엔진이 장착된 모델은 190마력의 최고출력과 24.8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3.5리터 V6 VQ 엔진이 장착된 모델은 258마력의 최고출력과 33.7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전반적으로 부드러운 느낌이 강하다. 3.5리터 모델을 탔어도 똑같은 성향일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의 분위기와는 확연히 다르다. 가속페달이나 브레이크 페달은 초반 응답성이 강하지 않다. 부드럽고 지그시 밟아 줘야하는 타입이다.
일반모드에 비해 조금 반응이 빠르게 느껴지는 수준이다. 서스펜션이 바뀌는 느낌도 크게 들지 않는다. 그래도 코너에서 쏠리거나 휘청거리지 않는다. SM7에는 가변식 서스펜션이 장착돼 평상시에는 부드러운 승차감을 보여주지만 코너에 진입하게 되면 단단하게 변화돼 차량을 잘 잡아준다.
SM7 2.5 모델은 SE 3050만원, LE 3200만원, RE 3500만원이다. 3.5 모델은 SE35 3440만원, LE35 3680만원, RE35 3910만원에 판매된다.
[르노삼성차 SM7]
외관 = 8점 (어느 세대나 공감할 수 있는 디자인이다)
실내 = 8점 (국산 준대형 차량 중 가장 우수하다)
성능 = 7점 (지나칠 정도로 부드러운 느낌이 강하다)
승차감 = 8점 (쇼퍼드리븐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가격 대비 가치 = 8점 (가격에 비해 많은 장점이 있다)
김상영 기자 / young@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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