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이민우씨(가명, 45)는 요즘 어깨에서 소리가 나고 움직일 때마다 아파 고생하고 있다. 오십견일 것이라고 생각한 그는 나이 탓이려니 하고 방치해뒀다. 그러나 머리를 감거나 샤워를 하는 것도 어려워서 결국 병원을 찾았다. 뜻밖에 이씨의 병명은 견봉하 점액낭염. 오십견보다 비교적 치료도 쉽고 예후도 좋다는 말에 그는 안도한다.
중년의 나이에 어깨통증과 움직임의 제한이 따르면 누구나 오십견을 먼저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어깨관절에는 여러 개의 근육과 인대가 어깨를 지지하고 있고, 어디 한군데만 이상이 생겨도 오십견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속단은 금물이다.
안양 튼튼병원 관절센터 배주한 원장은 “어깨의 과도한 사용으로 근육에 상처가 생기거나 힘줄의 탄력성이 떨어지면 어깨 관절의 미끄러짐이 뻑뻑해지고 이때 생기는 마찰이 심해져 점액낭이 닳거나 만성염증이 생겨 어깨에 통증을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쇄골 끝과 팔이 이어지는 견관절에는 근육과 뼈의 마찰을 방지하기 위해 물주머니가 있는데 그것이 점액낭이다.
주요 증상은 어깨가 붓고, 열이 나며, 어깨 통증이 발생한다. 어깨 관절을 안팎으로 돌릴 때 아프고, 밤이 되면 통증이 심해진다. 특이한 점은 팔을 완전히 들어 올리면 점액낭이 견봉 밑으로 들어가 통증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어깨 통증 때문에 오십견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흔한데, 오십견은 팔을 아예 들어 올릴 수 없는데 반해 견봉하점액낭염은 통증이 있어도 팔을 들어 올릴 수 있다.
점액낭염 초기에는 보존적 치료로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되도록 어깨를 움직이지 않도록 하고 집에서도 냉·열치료를 하거나 마사지를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얼음 마사지를 환부 주위에 하루 3~4회 15분 정도 얼음 마사지를 하거나 따뜻한 욕조에 어깨까지 담그는 목욕을 한다. 열을 내는 연고나 패드를 대고 있는 것도 좋다.
만약 어깨가 부었다면 어깨를 심장보다 높게 유지하면 붓기를 감소시킬 수 있고, 점액낭에 물이 차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더불어 환부 주위를 부드럽게 마사지하면 붓기를 빼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통증이 심할 때는 국소 마취주사를 주사하면 효과가 있다. 치료 1~2주 후에는 증상이 가라앉는다. 다만 만성적 염증이 되면 점액낭 자체가 두껍게 부어올라 유착되는 관절낭염으로 발전하거나 어깨관절염으로 발전될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수술로 점액낭을 제거해야 하기 때문에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배 원장은 “운동부족인 상태에서 갑자기 야구나 수영같이 어깨를 많이 움직이는 운동을 하거나, 보호구 없이 움직이다가 어깨를 부딪쳤을 때, 갑자기 운동량을 늘려 머리위로
또 “늘 같은 자세로 어깨나 목 근육에 긴장이 심한 운전자나 사무직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주의가 필요하다”며 “나쁜 자세가 지속되면 점액낭염이 잘 낫지 않고 재발해 습관성이 도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문애경 매경헬스 [moon902@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