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추석이 유난히 일찍 오는 바람에 아직 한낮에는 여름을 느끼게 합니다. 그러다 보니 걱정되는 것이 배탈입니다. 집집이 많은 음식을 준비해 놓고 냉장고에 넣지 못해 더운 날씨에 상한 음식을 먹을 수도 있습니다. 찬 음료수나 빙과류, 과일, 익히지 않은 음식을 섭취할 기회가 많아집니다.
이런 음식에는 대장균이나 각종 세균이 많이 존재하는데, 위장이나 대장의 상태가 평소 나쁘거나 몸의 저항력이 약해져 있으면 세균의 침입에 저항하지 못하게 되어 장염이나 위염을 일으키게 됩니다. 부패한 음식이나 불결한 음식물의 섭취도 배탈의 원인이 됩니다.
한방문헌을 보면 '머리는 차서 오는 병이 없고, 배는 뜨거워서 오는 병이 드물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한의학에서 배는 항상 따뜻해야 소화도 잘되고 배탈도 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항상 배가 따뜻하면 위로 들어가는 혈액이나 기의 순환이 원활해져 위장의 기능이 튼튼해질 뿐만 아니라 저항력도 높아지게 됩니다.
여름에 차가운 음식을 너무 많이 섭취하게 되면 위장이 차가워져 기혈의 순환이 잘 안 됩니다. 배가 아프고 음식이 소화되지 않으며 또 위장의 저항력이 떨어지게 되기 때문에 쉽게 배탈이 납니다.
찬 것을 많이 먹지 않았는데도 배탈이 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더위를 많이 먹거나, 더위에 지친 상태에서 음식을 먹으면 배탈이 날 수 있습니다. 이때는 반대로 위장에 열기가 너무 많이 쌓여서 일어난 배탈입니다.
위장에 열기가 너무 많이 쌓이게 되면 밖으로 적당히 순환되지 않고 안에만 쌓이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속에서 열이 나고, 입이 마르며 심하게 냄새가 나지만 손발은 차갑습니다. 이런 경우를 ‘열곽란’이라 합니다. 위장에 열기를 식혀주고 막혀 있던 기혈을 잘 통하게 하면 낫습니다.
차가운 음료수나 음식을 자주 섭취하면 위장이 차가워져 배탈이 날 가능성이 많습니다. 찬 음식이나 익히지 않은 음식의 섭취를 될 수 있으면 삼갑니다. 불가피한 경우 잘 냉장된 음식을 섭취해야 하며 과식은 금물입니다.
배가 차가워지면 배탈이 나기 때문에 항상 배를 따뜻이 해야 합니다. 특히 취침 중에 덥다고 이불을 덮지 않고 자는 경우가 많은데 배만은 꼭 덮고 자야 합니다. 배를 손으로 문질러서 배를 따뜻하게 하고 기혈의 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면 좋습니다. 어릴 적, 배가 아플 때 엄마가 배를 쓰다듬어 주거나 따뜻한 아랫목에 배를 깔고 엎드려 있으면 아픈 게 낫는 것과 같습니다.
배탈의 전형적인 증상은 배가 아프고 물 설사를 하는 것입니다. 보통은 설사하게 되면 지사제부터 찾게 됩니다. 식중독으로 설사가 날 때 무조건 지사제부터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설사는 세균과 독소를 내보내려는 일종의 방어 현상으로, 해로운 것을 내보내는 과정입니다. 지사제를 쓰면 세균과 독소가 장내에 머무르게 되어 증세가 쉽게 낫지 않습니다.
자극적인 음식, 기름기 있는 음식, 커피나 찬 음료수, 우유, 과일 등은 피하고, 설사가 멎을 때까지 간식은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배탈이 생기면 누워서 안정을 취하고 핫팩 등으로 배를 따뜻하게 해주면 증세가 한결 좋아집니다.
배탈 설사에는 따뜻한 보리차나 인삼차가 효과적입니다. 인삼은 속을 따뜻하게 덥혀주면서 장 기능을 회복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배탈 설사에 좋은 대표적인 음식이 바로 콩입니다. 그중 까치콩이 효과적인데 동의보감에는 ‘백편두(白扁豆)’라고 소개합니다. 이 콩은 따뜻한 성질이 있어 속을 따뜻하게 해주고, 장에 쌓여 있는 습기를 빨아들이는 효과가 있어 주로 설사 증상에 쓰입니다.
설사할 때는 밥보다는 죽이나 미음을 먹는 것이 좋은데, 이때 쌀죽보다는 까치콩 죽을 해먹으면 좋습니다.
율무도 배탈에 효능이
[코비한의원 최강욱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