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탈모환자들이 임상적으로 검증된 의학적 처치보다는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민간요법 등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탈모가 고령자뿐 아니라 최근에는 젊은층에서도 늘어나면서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 탈모 환자들은 잘못된 상식에 기반을 둔 비의학적인 치료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한 조사에 의하면 남성 탈모환자들은 탈모방지 샴푸, 한약, 녹찻물, 한약재 등의 방법에 의존하는 비율이 전체 88%에 달했다. 반면 약국에서 판매하는 탈모치료제를 사용하는 비율은 28%로 상대적으로 상당히 낮았다.
또 국내 남성 환자들은 병원을 찾기 전 평균 4.2회 자가치료를 시도해 미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일본 등의 나라 중 탈모 치료에 대한 인식이 가장 낮았다.
이 같은 잘못된 인식을 개선하고, 탈모증의 올바른 치료를 위해 대한모발학회(회장 강진수)가 ‘제1회 그린헤어 캠페인’을 전개한다.
강진수 회장(강한피부과)은 “각종 통계를 통해 탈모환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데 최근 젊은층의 환자가 두드러지게 늘고 있는 실정”이라며 “탈모는 반드시 의학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환임에도 많은 환자들이 질환으로 인식하지 못한 채 비의학적인 치료에 의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탈모 치료 시 성욕 감퇴?’…잘못된 상식 개선 필요
많은 탈모 환자들은 검증되지 않은 비의학적인 처치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탈모 질환에 대한 정확한 정보도 없거니와 탈모를 질환으로 인식하지 않는 경향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탈모 환자들이 의존하는 대표적인 비의학적 방법으로는 머리숱이 늘리고 머리 색상을 더욱 검게 하기 위해 검은콩을 먹는 것이 있다.
이와 관련해 전문의들은 효과가 매우 과장된 상식이라는 입장이다. 실제 검은콩을 오랜 시간 다량을 섭취할 경우 탈모방지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 검은콩에는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성분이 들어 있어 남성 호르몬에 의해 진행되는 탈모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검은콩에는 건강에 좋은 질 좋은 단백질과 안토시아닌(anthocyanin) 등 항상화, 항염증 효과가 있는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어 건강증진 효과가 있다. 10여명 정도를 대상으로 한 몇몇 소규모 연구에서도 발모효과가 입증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 검은콩이 직접적으로 탈모 치료나 예방은 물론 흰머리에 미치는 영향은 과학적으로 정확하게 입증된 바 없다.
이와 관련해 강진수 회장은 “국내 탈모 환자들은 가정에 건강식품을 많이 섭취하는데, 검은 콩이나 검은 깨는 장모 효과가 그리 뛰어나지 않다”며 “효과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라 건강에 손해가 나지는 않지만, 효율적으로 탈모를 막을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잘못된 상식으로 탈모 치료약은 성욕을 감소시키고, 먹다가 끊으면 머리가 더 나빠진다는 것도 있다.
하지만 경구용 남성형 탈모 치료제 복용자를 대상으로 가짜약을 복용한 사람과 비교 연구한 결과, 부작용의 큰 차이가 없었다. 성욕감퇴를 이유로 복용을 중단한 경우는 1%에 불과했다.
또 치료약 복용을 중지할 때 머리가 오히려 더 심하게 빠진다는 상식도 잘못된 것이다. 치료 중지 시 재성장된 모발은 서서히 약물 복용 전으로 돌아가는데, 재성장된 모발의 이미지에 익숙해진 환자들이 탈모가 더 심해졌다고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대머리는 남성의 전유물로 유전병이라는 것도 대표적인 잘못된 상식이다. 남성형 탈모증은 남성 호르몬에 의해 생기며 여성에게도
탈모가 ‘M형’으로 진행되는 M자형 탈모는 치료할 수 없다는 것도 잘못된 상식이다. M자형은 남성형 탈모의 진행 과정이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담하고 올바른 치료를 받으면 얼마든지 치료할 수 있다.
한석영 매경헬스 [hansy@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