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모(50세)씨는 벌써 15년째 하루에도 몇 번씩 안면부위에 발생하는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생살을 마취하지 않고 뜯어내는 것 같은 극심한 고통에 15년간 이 병원 저 병원을 전전했고, 한의원까지 찾아 침술 치료 등을 받아봤지만 원인을 알 수 없는 안면통으로만 진단 받았다. 김 씨는 결국 약물치료에 의존해왔지만 통증 때문에 식사를 전혀 할 수가 없어 몸은 빠르게 수척해져갔다.
김 씨의 병명은 뇌종양으로 인한 안면통증 즉, 삼차신경통이다. 우연히 중앙대병원 신경외과 황성남 교수를 만나 정밀 MRI 검사를 한 결과, 삼차신경통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검사를 통해 삼차신경을 싸고 있는 유피낭종이라는 종양을 발견해 종양 제거 수술을 받자 통증이 완전히 사라져 오랜 고통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게 됐다.
통계에 의하면 김 씨와 같은 원인 모를 삼차신경통으로 고통 받는 환자는 한해 2000~3000명에 달한다.
삼차신경통은 중년 이후에 주로 나타나는 질환으로, 주요 증상은 얼굴부위 감각을 주관하는 삼차신경(5번 뇌신경)영역에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통증이다. 통증이 워낙 심해 양치질이나 면도를 하지 못할 정도이며 입을 벌리거나 식사도 제대로 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시시때때로 날카로운 송곳이나 칼로 찌르는 듯한 심한 통증이 강한 전기가 통하는 것처럼 갑자기 나타났다가 수초에서 수분 내 사라지며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많은 환자들이 항경련제 등 약물치료로 통증을 완화시키고 있으나 약물 부작용이 생기거나 약물이 더 이상 듣지 않는 내성 때문에 수술치료를 받게 된다. 하지만 김 씨의 경우와 같이 정밀MRI 검사를 통해 뇌종양을 발견하고 수술을 하기도 한다.
삼차신경통은 대체로 뇌혈관이 삼차신경을 압박하면서 발생하기 때문에 압박하고 있는 혈관을 수술로 삼차신경과 분리시켜주면 치유된다. 삼차신경 부위에 종양이 생겨 신경을 압박한 경우에는 수술을 통해 종양제거수술을 하면 삼차신경통이 사라지게 된다.
황성남 중앙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칼로 베는 듯한 날카로운 통증이 나타나고 음식을 씹을 때 입주위에 자극이 가해지면 격심한 통증을 느끼는 것이 특징”이라며 “과거에는 치통으로 생각하고
이어 황 교수는 “반복적인 안면통증이 약물치료로도 낫지 않는다면 뇌혈관압박이나 뇌종양으로 인한 삼차신경통 가능성이 있으므로 큰 병원을 찾아 정밀 MRI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면서 “원인이 밝혀지면 수술적 치료로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상미 매경헬스 [lsmclick@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