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면 기침, 쉰소리, 목통증 등을 호소하는 환자가 적지 않다. 이런 증상이 있으면 대개 목감기로 여기기 쉬운데, 1주일이 지나도 좋아지지 않으면 위산이 기도로 역류하는 인후두역류증을 의심해 보는것이 좋다.
인후두역류증을목감기로 착각해서 감기약만 먹거나 오래 방치하면 호흡기 질환이나 성대 질환을 유발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 목 아픈데 열과 콧물 없으면 인후두역류증 의심
여름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고 하지만 의외로 여름철 목감기는 흔하게 발생한다. 목감기라고 불리는 인후염은 에어컨 찬바람을 지나치게 쐬거나, 휴가철에 밤을 새거나 야외에서 잘 때 잘 걸린다. 실내외온도차가 크거나 일교차가 벌어져 인체의 면역력이 떨어진 틈을 타서 감기 바이러스가 인후두에 침입하는 것이다. 목이 아프고 기침과 열이 나는 증상은 인후염의 전형적인 증상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좀 나아지는 듯 하다가도 저녁때가 되면 다시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인후두염이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질환인 반면 인후두역류증은 위산이나 위장의 음식물이 식도를 거슬러 성대와 목 뒤까지 올라와 생긴다. 목의 이물감, 원인모를쉰소리, 만성 헛기침 등이 주요 증상이다. 위산이나 위 내용물이 역류하는 이유는 목과 식도, 위를 연결하는 괄약근이느슨해져서다. 괄약근을 약하게 만드는 원인은 과식 야식 같은 잘못된 식이습관이 꼽힌다.
인후두역류증을인후두염과 구분할 수 있는 차이점은 감기의 일반적인 증세인 열, 피로감, 콧물 증세가 없다는 것이다. 인후두염은 1주일 정도 휴식을 취하면 자연스럽게 호전된다. 그런데 1주일 이상 열도 없이 목이 아프고 잔기침이 반복된다면 인후염이 아니라 인후두역류증일 가능성이 크다.
◆ 위보다 머리 높게 해서 자야
인후두는 식도와 달리 위산의 역류에 취약해서 쉽게 손상될 수 있으며 장기간 위산에 노출되면 목소리 질환이나 호흡기 질환이 생길 수 있다.
위산은 pH 1∼2에 해당하는 강한 산성을 띤다. 위산이 역류해도 식도는 자체 연동운동이나 중화효소 분비 등을 통해 어느 정도 방어하지만 인후두에는 산을 중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후두 점막은 일주일에 3회 정도의 역류로도 심한 손상을 받을 수 있다. 인후두는 약산성에서도 쉽게 손상되기 때문에 인후두역류증을 방치하면 코골이나 천식, 기관지염과 같은 호흡기 질환을 유발한다.
또 목소리를 변하게 하고 성대결절, 성대폴립 등 성대질환을 일으킨다. 인후두역류증을 수 년 동안 전혀 치료하지 않으면 아주 드물게 식도암이나 인두암, 후두암을 유발하기도 한다.
인후두역류증은 몇 가지 생활 식습관만 주의해도 눈에 띄게 좋아진다. 치킨, 피자, 케이크 같은 고지방 음식, 알코올이나 카페인은 역류를 유발하므로 피해야 한다. 특히 야식을 먹고 바로 잠자리에 드는 습관은 역류를 부르는 지름길이다.
잠자리에 들기 2~3시간 전에는 음식을 먹지 않고, 야식이 아니더라도 위에 오래 머물러 산 분비를 촉진하는 육류나 밀가루 음식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 잘 때는 머리가 위보다 높은 위치를 유지하도록 적당한 높이의 베개로 머리 쪽을 높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흡연 역시 위산 분비를 증가시키므로 피해야 한다.
이밖에 규칙적인 생활과 식습관, 운동으로 비만을 예방하고 몸을 조이지 않는 옷을 입고 허리띠를 약간 느슨하게 하는 것도 역류를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주형로 이비인후과전문의는 “이러한 생활 속 주의에도 증상이 계속되면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한다”며 “약물 치료를 하면 2~3개월 내에 호전되지만 재발을 막기 위해 6개월 이상 꾸준히 치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도움말=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주형로 전문의
이예림 매경헬스 [yerim@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