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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을 앞둔 사람들을 바짝 긴장시키는 말, ‘D-100’ 바야흐로 수능이 100일 앞이다.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던가?’ ‘어떻게 하지? 아직 해야 할 게 태산인데…’라는 생각으로 조바심과 스트레스를 키우게 된다.
이 과정에서 복통과 설사는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이다. 윤영훈 강남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수험생들이 신경을 쓰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설사나 변비가 더 한 것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면서 “이는 전형적인 과민성 장 증후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과민성 장 증후군은 일반적인 혈액검사나 장내시경 검사에 이상소견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배가 아프거나 불쾌한 증상이 반복되고, 설사나 변비 등의 배변장애가 생겨 불편을 겪게 되는 대표적인 만성 기능성 위장관 질환이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원장 허대석)이 2008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청구 자료를 분석한 결과, 15세 이상 국민 중 과민성 장 증후군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사람은 100명 중 6명꼴이었다. 이는 한 해 동안 병의원을 1회 이상 이용한 사람의 6.8%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이로 인한 의료비용도 무시 못 할 수치인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2008년 한 해 과민성 장 증후군으로 인한 의료비는 5854억으로 추정됐다는 게 보의연 측 설명이다.
◆ 심리적 요인과 밀접, 스트레스는 악화요인
과민성 장 증후군의 대표적인 증상은 △배변 후 경감되는 복부통증 △복부통증이 동반된 무른 변 △복부통증이 동반된 잦은 배변 △복부팽만 △점액질 대변 △잔변감 등으로, 이 같은 증상이 적어도 6개월 이상 지속됐을 때 확진한다.
아직까지 과민성 장 증후군이 왜 발생하는 지에 대한 명쾌한 답은 없다. 전문가들은 장의 과민한 경련성 연동운동, 내장의 과민성, 소장의 세균 이상 증식, 심리적 원인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원인이 된다고 추정한다.
또한, 과민성 장 증후군은 심리적 요인과 밀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과민성 장 증후군 환자 중에는 우울증이나 불안장애와 같은 심리적 문제를 동반하는 사례가 많다.
특히 학업, 취업, 경제, 결혼 등 심한 스트레스에 노출되기 쉬운 젊은 연령에서 과민성 장 증후군 환자는 더 많은 편이다. 정신적 스트레스는 내장의 과민성을 증가시켜 정상인은 잘 느끼지 못하는 정도의 자극에도 통증을 느끼게 하거나 대장 운동을 증가시켜 설사를 유도하기 때문이다.
◆ 건강에 둔감해야 다스리기도 수월
그렇다면, 과민성 장 증후군은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말 그대로 질환이 아닌 증후군이기 때문에, 자신의 증상을 확대해석하지 않고 안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나친 건강 염려보다는 조금은 둔감한 편이 과민성 장 증후군을 다스리는 데는 좋은 치료약이 된다.
규칙적이고 균형 잡힌 식습관도 선행돼야 한다. 하루 세끼를 꼭 챙기고, 증상을 악화시키는 음식은 피하도록 한다. 개인차가 있지만 대체로 삼겹살, 베이컨, 튀김, 마가린 같은 고지방식이나 우유, 치즈와 같은 유제품, 콩과 브로콜리, 껌처럼 가스를 많이 유발하는 음식, 초콜릿, 커피, 탄산음료, 술, 담배는 삼가야 한다.
설사를 주로 하는 경우엔 저섬유질 위주의 식사가 도움이 되며, 변비가 심하다면 고섬유질 위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수험생의 경우 스트레스 관리도 중요하다. 자투리 시간에 간단한 스트레칭과 가벼운 달리기는 기분 전환과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 ‘대학에 떨어지면 어쩌지?’라는 부정적인 생각은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므로,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있겠지’라는 긍정적인 태도를 갖
만약 일상생활을 방해할 정도로 증상이 지속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간혹 발열, 혈변, 빈혈, 체중감소, 복부종괴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면 다른 기질적 원인이 있을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도움말=윤영훈 교수(강남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조경진 매경헬스 [nice2088@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