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헬스는 자라나는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을지병원 소아청소년과와 '아이건강캠페인'을 진행한다. 키 성장을 돕는 올바른 습관과 성장호르몬 요법, 인터넷 게임중독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이와 함께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의 원인 및 치료법을 살펴보고 우리 아이의 집중력을 보다 높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소개한다.]
사춘기를 겪는 청소년은 일시적으로 기분 동요가 심해지거나 자기주장이 강해져 주위 어른과 충돌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모든 청소년들이 오랫동안 감정적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아니다. 지나친 짜증, 변덕, 수면과 식욕의 변화, 일상생활의 흥미상실, 대인관계 기피 등은 사춘기 때문만이 아니라 이 시기에 급증하는 주요 우울증의 신호로 봐야 한다.
◆ 감정·행동조절 문제, 지속되면 ‘우울증’ 등 살펴야
우울한 십대들은 우울 또는 슬픈 감정 때문에 무기력해지는 성인과 달리 슬픔과 분노의 감정 사이를 끊임없이 오간다. 에너지가 많이 들고 집중해야 하는 학업에는 소홀해지는 반면 또래와의 관계에서 관심과 인정을 받기 위해 집단에 소속되어 놀거나 재미를 주는 활동에만 치중하는 등 다양한 행동의 문제를 보인다.
또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적대적 반항장애, 다수의 불안장애, 발달성 언어 또는 학습 장애, 조절되지 않은 인터넷 사용, 가족간의 불화·갈등·무관심 등을 적절히 해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경험한 경우, 사춘기 무렵에 더 큰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이 같은 감정 및 행동 조절 문제가 오래 지속된다면 ‘사춘기’ 자체보다 정신건강에 뚜렷한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즉 1~2개월 이상 문제가 꾸준히 나타나고 이로 인해 학교 적응, 학습, 교우 관계, 부모 및 교사와의 관계 등에 문제를 겪는다면 반드시 유의해서 아이를 관찰해야 한다.
아울러 청소년이 상당 기간 외톨이인 경우, 식사 및 수면 장애가 동반된 경우, 자해 및 타해를 하거나 위험성이 높은 경우, 가출 또는 무단결석이 반복되거나 법에 저촉되는 행동이 반복되는 경우, 청소년이 직접적인 도움을 요청한 경우에는 전문가에 의한 세부 평가가 꼭 필요하다.
◆ 무조건적인 관심보다 ‘원칙’ 지키는 개입 필요
아이들이 여러 문제를 겪을 때 가장 필요한 것은 주변 어른의 관심과 도움이다. 하지만 ‘사랑’이란 이름으로 섣불리 문제를 해결하려들면 자칫 더 큰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아이를 도우려면 다음과 같은 원칙을 지키는 것이 좋다. 우선, 아이에 대한 정확한 관찰과 평가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 흔히 아이들이 하지 않던 행동을 보이면 ‘하지 말라’고 즉각적으로 나서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아이가 적어도 어떤 상황에서 그런 행동을 보이게 됐는지 충분히 파악한 뒤 개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아이가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잘 표현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벌어진 행동과 결과에 너무 압도돼 아이가 전후 과정, 상황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하지도 못하고 어른의 처분에 마지못해 따라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이의 말과 생각을 잘 듣는 것이 좋다.
가끔 아이와 어른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는 경우에는 일단 아이들의 의견을 존중해 계획된 ‘시행착오’를 겪도록 한 뒤 개입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 이를 통해 아이는 자신의 말과 행동에 책임지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 물론 ‘이 정도 기간에 이 정도 성과가 나오면 어떻게 하자’라는 전제를 미리 합의하면 추후 시간 손실과 불필요한 논쟁을 피할 수 있다.
◆ 문제해결의 가장 큰 장애물 ‘잔소리’, 가급적 아껴야
잔소리와 큰소리는 아이의 문제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기는커녕 가장 큰 방해물로 작용할 수 있다. 문제를 가장 많이 일으키는 1~2가지에 대해서만 지적을 하고 생활수칙의 형태로 눈에 잘 띄는 공간에 붙여 놓거나 한 주가 시작될 무렵 다시 확인하는 정도가 바람직하다. 아이의 심각한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일상생활에서의 사소한 잔소리, 야단은 가급적 아끼는 것이 좋다.
간혹 아이의 문제에 대해 부모나 주위 어른이 무력해지
※도움말=황준원 교수(을지대학교 강남을지병원 성장학습발달센터)
이상미 매경헬스 [lsmclick@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