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과 열악한 의료 환경 때문에 현지에서 치료가 불가능했던 아프리카 수단 어린이가 후원단체와 서울대학교병원 의료진의 도움으로 새 삶을 살게 됐다.
모하메드 아바키르(10세, 남)군은 선천적으로 뇌가 이마와 코 사이 피부 밑으로 혹처럼 불룩하게 튀어나온 ‘뇌탈출증’을 앓고 있었다.
튀어 나온 뇌는 시야를 가리고 있기 때문에 책 읽기가 불편한 것은 물론 정상적인 학교생활도 불가능했다.
이에 서울대학교어린이병원 왕규창 신경외과 교수와 김석화 성형외과 교수는 지난 5일 오전 8시부터 11시간 동안 모하메드군의 튀어나온 뇌를 제자리로 집어 넣고, 없는 뼈를 이식해 더 이상 뇌가 나오지 않는 수술을 시행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현재 모하메드군은 병동에서 회복 중에 있다.
왕교창 교수는 “아이의 지능이 정상인 것으로 나타나, 수술 후 일상생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며 “하루 빨리 모하메드군이 외모에 자신감을 얻고 학교생활을 즐겁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모하메드군이 한국에서 수술을 받게 된 것은 홍성태 서울의대 기생충학교실 교수의 소개 덕분이다. 홍 교수는 지난 해 12월 혈액을 통해 감염되는 디스토마인 ‘주혈 흡충’ 퇴치사업을 위해 수단에 방문했다가 모하메드군을 만났다.
홍 교수는 모하메드군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서울대학교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에 진료를 의뢰했다. 이에 모하메드군은 서울대학교어린이병원 후원회, 주한수단대사관, 서울대의대 진료 동아리 ‘이울진료회’, 한국건강관리협회의 진료
모하메드군은 곧 퇴원을 앞두고 있으며, 앞으로 20일간 한국에 머물 예정이다.
한편, 이와 관련해 지난 7일에는 타즈딘 알하디 주한 수단대사가 병동을 방문해 모하메드군을 위로하고 수술을 집도한 의료진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 바 있다.
조경진 매경헬스 [nice2088@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