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의 과일 매대를 서성이다 그냥 지나치기를 반복하고 있다. 채소 못지않게 치솟은 과일 가격이 떨어지지 않아 그나마 가성비가 나은 바나나만 주구장창 사 먹는 중이다. 어쩌다 보니 날마다 먹는 바나나, 어떻게 하면 잘 먹을 수 있을까.
훌륭한 에너지 공급원인 바나나
2024 파리올림픽에서 탁구 선수 신유빈과 함께 뜬 것이 바나나다. 휴게 시간마다 선수가 바나나를 챙겨 먹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면서다. 그는 평소 바나나로 순간적인 체력을 보충한다고 한다. 실제로 바나나 1개 열량은 93㎉로, 탄수화물과 당분 함량이 높아 에너지를 빠르게 공급해 준다. 거기다 바나나 속 트립토판이 세로토닌 합성을 도와 기분까지 개선하니, 신유빈의 선택은 탁월했다.
바나나는 식이섬유가 풍부해 포만감이 크고 지방 함량이 적어서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꼽힌다. 탄수화물 비중이 높지만, 흡수와 분해에 시간이 걸리는 복합 탄수화물로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한다. 또 비타민C 등 항산화제가 풍부해 혈관 기능을 개선하고, 바나나에 풍부한 칼륨이 나트륨을 배출시키고 피가 굳는 것을 방지해 뇌졸중 위험을 감소시키기도 한다.
공복에 섭취 삼가고, 졸음 조심해야
바나나는 이렇게 맛과 영양이 뛰어나지만 주의점이 있다. 먼저 공복에는 섭취를 삼가자. 바나나의 마그네슘이 공복에는 혈액 속 마그네슘 수치를 높임으로써 칼륨 불균형을 초래해 심혈관에 무리를 준다. 바나나를 과도하게 섭취하면 두통이 올 수 있다. 바나나의 아미노산이 뇌 표면 혈관을 수축시키는데, 수축된 혈관이 다시 팽창하면서 두통을 느끼게 된다. 그런가 하면 바나나의 마그네슘과 칼륨이 근육을 이완시키고, 비타민B6가 트립토판과 멜라토닌을 만들어 수면하기 좋은 상태를 만든다. 긴장을 유지해야 하거나 운전할 일이 많은 날은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평소 소화가 원활하지 않다면 우유와 바나나를 같이 먹지 않는다. 식이섬유는 위에 머무는 시간이 긴데, 우유와 바나나를 함께 먹으면 소화가 더 오래 걸려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
바나나는 냉장 보관을 금한다고 알려져 쫓기듯 먹다 남은 바나나는 껍질을 벗겨 냉동실에 넣는데, 얼린 바나나는 해동과 함께 색깔이 변하
고 물러져 기호도가 떨어진다. 바나나도 냉장 보관하면 된다. 양쪽 꼭지 끝을 조금 잘라 내고 래핑해 냉장실에 넣으면 일주일은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다. 다만 충분히 숙성된 바나나에 해당하고, 덜 익은 바나나는 냉장고에 넣으면 숙성이 더뎌진다.
[글 송이령(프리랜서) 사진 언스플래시]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57호(24.12.03)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