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게시판 내분, '특검 연계설'로 번져…친윤 "명백한 해당 행위"

↑ (사진 = 연합뉴스)

국민의힘에서 당원게시판 논란이 연일 이어지며 내부 갈등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달 내내 계속되어 온 게시판 논란은 다음 달 10일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표결 때 '여당 이탈표'의 주요 변수로까지 거론되는 상황입니다.

여권의 소모적 논쟁이 이어지며 정작 필요한 쇄신 논의는 실종됐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친윤계인 권성동 의원은 오늘(28일) 보수 진영 외곽조직인 '새로운미래준비위원회'(새미준)의 정기세미나 강연에서 당원게시판 논란과 관련해 한동훈 대표 공개 비판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 올렸습니다.

권 의원은 "한 대표나 그 가족 명의로 1천 건에 가까운 의견이 게시판에 올라왔는데 그러면 당심이 왜곡된다"며 "가족이 글을 올렸는지, 제삼자가 가족 이름으로 올렸냐를 알려달란 것이지, 대통령을 비판한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한 대표가 지난 25일 "대통령 비판 글을 누가 썼는지 색출하라는 것은 그 자체가 황당한 소리"라며 "익명 당원게시판에서 당연히 대통령이든 당대표든 비판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을 겨냥한 것입니다.

한 대표는 회의에서 당원게시판 논란을 거론하지 않은 채 "이재명 민주당 대표 선고의 1막이 어떻게 보면 끝난 것 같다"며 "우리가 변화와 쇄신을 더 실천해야 할 때다. 구체적으로 잘 챙기겠다"고 밝혔습니다.

관심이 모였던 이 대표 공직선거법 및 위증교사 사건 1심 선고가 마무리되고, 여당이 관련 반사이익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내부 갈등을 자제하고 당 쇄신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한 대표는 오늘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 관련 '여당이 단일대오로 가야 한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나'라는 질문에 "며칠 전 드린 말씀으로 대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한 대표는 그제(26일) 관련 질문에도 "그건 제가 지금 말씀드리지 않겠다"며 말을 아낀 바 있습니다.

앞서 야당이 주도하는 김 여사 특검법 대안으로 '특별감찰관 추진' 요구를 관철하며 특검법 반대를 명확히 했던 것과 비교하면 기류가 바뀐 것으로 분석됩니다.

일부 언론에서 한 대표가 최근 가까운 의원들에게 '당대표 흔들기를 막기 위해 김 여사 특검법과 관련해 중대 결심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는데, 한 대표는 "제가 한 말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권성동 의원은 오늘 기자들과 만나 당원게시판을 둘러싼 갈등으로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 때 친한계에서 이탈표가 나올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와 관련해 "게시판 문제를 김 여사 특검과 연계시키는 것은 명백한 해당 행위"라고 경고했습니다.

[정태진 기자 jtj@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