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광산 추도식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면서 한국 정부와 일본 정부 모두에게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외교안보팀 이성식 기자와 함께 뉴스추적해보겠습니다.
【 질문1 】
'일본에 또 당했다' 이런 말까지 나오더라고요?
과거 '군함도'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때도 비슷한 논란이 있었죠?
【 기자 】
사도광산 추도식 논란은 지난 2015년 '군함도'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때 벌어진 논란과 매우 흡사합니다.
2015년 최대 쟁점은 한국인 노동자들이 '강제로 노역한 사실'에 대한 일본의 인정 여부였습니다.
한국은 일본이 강제성을 인정했다고 밝혔지만, 일본은 다른 해석을 내놓아 논란이 됐습니다.
또 일본은 희생자를 기리는 정보센터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는데, 현장이 아닌 도쿄에 설치하고 강제성을 부인하는 자료도 전시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약속을 잘 이행하고 있다는 태도로 공분을 샀습니다.
▶ 인터뷰 : 스가 요시 / 당시 일본 관방장관 (2020년)
- "세계유산위원회의 결의와 권고, 이런 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여 우리나라 정부가 약속한 조치를 포함해 이런 것들을 성실히 이행해오고 있으며…."
【 질문2 】
이번 사도광산 추도식에서 과거 야스쿠니 신사 참배 경력이 있는 이쿠이나 정무관이 참석해 논란이 됐는데요.
【 기자 】
야스쿠니 신사는 침략 전쟁을 미화하는 대표적인 장소로 꼽힙니다.
이곳을 참배한 인물이 강제노역으로 고통받은 조선인 노동자를 추모하는 행사에 참석했으니 일본의 진정성이 의심받을 수밖에 없겠죠.
한국의 불참 통보 이후 일본 정부는 이쿠이나 정무관이 참의원 취임 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사실이 없다며 사태 진화에 나섰는데요.
일본 언론 보도를 보면 이쿠이나 정무관은 참의원 당선 뒤인 지난 2022년 8월 15일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것으로 나타나 일 정부의 해명이 거짓으로 확인됐습니다.
【 질문3 】
일본 정부만 탓할 것이 아니라 한국 정부의 대응도 부족했던 것 아닙니까?
【 기자 】
네, 무능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한국 정부는 진정성 있는 추도식 개최를 위하여 일본 정부 고위급 인사의 참석이 필요하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해 왔습니다.
일본이 이를 수용하여 차관급인 외무성 정무관이 추도식에 참석하게 된 건데요.
참석하는 일본 관계자의 직급에만 신경쓴 나머지 과거 행보는 꼼꼼히 따져보지 못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 인터뷰 : 강유정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
- "외교 무능과 정보 부재로 우리 측 인사와 유족을 혼돈에 빠트리고 일본에 제대로 된 대응도 못 한 겁니다. 더 이상 외교를 핑계로 우리 국민에게 굴욕감을 주지 마십시오."
【 질문4 】
윤석열 정부가 한일 관계의 정상화를 위해 여러 차례 통 큰 양보를 했지만, 일본의 화답이 부족한 것 아닙니까?
【 기자 】
이번 논란은 내년 국교정상화 60주년을 앞두고 양국 관계에 악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윤석열 정부는 한일관계 정상화를 위해 계기마다 선제적으로 양보했지만, 일본은 계속해서 진정성이 부족한 태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다만, 최소한 잔칫상을 엎지는 말아야 한다는 분위기도 읽힙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부 내에 이 문제가 장기화해서는 안 된다는 견해가 나온다고 합니다.
한국 정부도 이쿠이나 정무관의 추도사에 대한 입장을 묻자 원칙적인 답변만 내놓으며 말을 아꼈습니다.
【 앵커멘트 】
다시 한 번 양국 관계가 과거사에 발목을 잡히는 모양새네요. 지금까지 이성식 기자였습니다.
영상편집 : 송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