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미르스타디움 낙점 …'국제공항서 2시간 이내 거리' 축구연맹 규정 충족
↑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경기를 치른 한국 축구 대표팀/사진=연합뉴스 |
대한축구협회가 10월 15일 예정된 이라크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4차전 홈 경기를 잔디 상태가 좋지 않은 서울월드컵경기장 대신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치르기로 결정했습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오늘(24일) "전날 오전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상태를 점검한 결과 잔디를 보수하더라도 생육 상황 등을 고려할 때 10월 15일 경기를 치르기에는 어려움이 많다는 판단을 내렸다"라고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서울시설공단에서는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보수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 마냥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좋지 않은 잔디 상태는 오랫동안 축구 대표팀은 물론 프로축구 K리그 선수들로부터도 아쉬움의 대상이 돼 왔습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관리하는 서울시설공단도 여러 차례 잔디 보수 공사를 진행했지만, 직접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로부터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특히 지난 5일 팔레스타인과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B조 1차전에서 0-0으로 비긴 뒤 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은 "기술 좋은 선수들이 많은데 볼 컨트롤이나 드리블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빠른 템포의 경기를 못 한 것이 팬들에게도 아쉬우셨을 것"이라며 "홈에서 할 때 개선이 됐으면 좋겠다"고 지적했을 정도입니다.
21∼22일에는 인기가수 아이유의 대형 콘서트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면서 잔디 상태에 대한 걱정은 더욱 커지기만 했습니다.
축구협회는 어제(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 실사에 나섰고, 이미 잔디 상태가 콘서트와 상관 없이 A매치를 치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 지난해 8월 잔디 공사를 벌이는 서울월드컵경기장/사진=연합뉴스 |
시설공단도 경기 날까지 잔디 보수에 집중하겠다는 의견을 축구협회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오는 29일 K리그1 경기를 치르고 나서야 작업에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라 남은 시간이 빠듯합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잔디 전체를 교체한다고 해도 경기 때까지 최상의 상태를 되찾을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대표팀 선수들도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상황에서 선수들에게 부담을 떠안길 수는 없다"고 토로했습니다.
이에 따라 축구협회는 대체 경기장을 물색한 끝에 용인미르스타디움을 선택했습니다.
안산 와스타디움도 대상에 올랐지만 10월 3∼9일 '2024 안산페스타'가 열리는 게 걸림돌입니다.
특히 10월 9일에는 '2024 안산페스타 슈퍼콘서트'가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개최될 예정이어서 이라크전 준비에 차질이 불가피한 데다 경기장 좌석의 보수도 필요해 후보에서 제외됐습니다.
결국 '국제공항에서 이동 거리 2시간 이내, 150㎞ 이내 스타디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규정을 만족하는 경기장은 용인 미르스타디움밖에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다만 용인미르스타디움도 이라크 선수들이 사용할 훈련장 시설에 문제점이 있습니다.
용인미르스타디움의 보조경기장은 인조 잔디여서 축구협회는 수원 삼성이나 성남FC의 클럽하우스를 훈련장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3만7천석 규모의 용인미르스타디
축구협회 관계자는 "용인시로부터 대관 절차를 요청받았다. 조만간 AFC에도 경기장 변경을 통보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유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mikoto230622@gmail.com]